프롤로그 9
I. 『일리아스』와 ‘호메로스’ 21
‘일리오스의 이야기’ 21 | 무사와 므네모쉬네 26 | 서사시의 기억 34 | 구술 서사시의 기술 44 | ‘호메로스’와 그의 고향 54
도표: 아킬레우스의 분노로 보는 『일리아스』 66
II. 『일리아스』의 이야기 69
1권: ‘아킬레우스의 분노’ 69 | 1~24권: 그리스 군대의 위기, 아킬레우스의 출전, 헥토르의 장례 75 | 트로이아 전쟁의 다른 이야기들 87 | 한 가지 추리 문제 93 | ‘호메로스 문제’: 또 다른 추리 문제 97
덧말: 『일리아스』의 트로이아 전쟁, 역사인가 상상인가? 117
III. 영웅들과 여인들 137
반신(半神의 영웅들 137 | 영웅의 에토스 140 | 영웅의 실수 154 | 영웅의 비극과 인간에 대한 연민 162 | 돌고 도는 여인들 166 | 트로이아의 여인들 173 | 여인들과 여신들 183
IV. 올륌포스의 신들 193
‘제우스의 뜻’ 193 |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197 | 변신하는 신들 209 | 선악의 저편에서 215 | 신들의 희극 221 | ‘문학적 장치’인가 ‘불멸의 귀족 사회’인가? 230 | 호메로스의 신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237
V. 죽음과 하데스 245
죽음과 프쉬케 245 | 하데스의 프쉬케 257 | 하데스와 ‘축복받은 자들의 섬’ 267
VI. 호메로스의 상상, 그리스 문명을 낳다 275
판아테나이아 축제와 『일리아스』의 공연 275 | 호메로스, 전체 그리스를 가르치다 285 | 서사시의 기억과 상상 292 | 상상이 낳은 그리스 문명 301 | 상상 세계의 어두운 그림자 308
에필로그 317
참고문헌 325
찾아보기 333
서사시로 그리스 문명을 일으킨
신 같은 시인 호메로스를 만나다
호메로스와 『일리아스』는 어떻게
서양 지성의 시원이 되었을까?
중세의 도시 중심부에 성당이 자리 잡고 있듯이, 그리스의 식민도시에도 신전이 들어섰다. 웅장한 석조 신전들과 신상을 세운 것은 건축과 조각의 기술이었지만, 돌덩이에 영혼을 불어넣은 것은 호메로스였다. 건축, 조각, 회화 등 그리스 문명을 대표하는 어떤 분야도 호메로스의 상상 세계를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었다. 그리스 건축을 대표하는 신전은 호메로스가 그려 낸 올륌포스였고, 정교하게 조각된 신상들은 호메로스가 만들어 낸 신들이었으며, 각종 도기에 그려진 그림은 형체와 색깔을 입은 호메로스의 시였다. 그럼에도 우리는 서양의 지적 전통을 형성하는 데 호메로스가 미친 영향이 무엇이고, 그의 작품들에 담긴 인간과 세계의 모습은 어떤 것이며 그것들이 그리스 문명의 형성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의 상상 세계가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어떤 뜻을 가질 수 있는지, 이런 물음들에 대해 아직 주체적인 논의를 진행한 적이 없다.
지난 20년 동안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술들에 대한 번역이나 연구를 통해 그리스 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고, 그리스 비극이나 역사 서술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졌다. 하지만 서양의 오랜 연구 전통에 비하면 우리의 고전 연구는 아직 갈 길이 먼 게 사실이다. 특히 호메로스 연구가 그렇다.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의 번역들, 두 작품의 내용을 풀어 소개하는 책들, 일반 대중을 위한 번역서들이 우리가 가진 지적 자산의 전부일 뿐, 호메로스에 대한 우리말 연구서는 아직 한 권도 없는 실정이다. 『『일리아스』, 호메로스의 상상 세계』는 획일적인 고전 읽기에서 탈피하여 문명의 창시자 호메로스를 밝혀내려는 시도를 하며 호메로스와 『일리아스』에 대한 하나의 완결된 상을 일반 독자들에게 제시하는 책이다. 호메로스 서사시의 핵심이 되는 영웅주의(3장, 올륌포스 신들에 대한 신앙(4장,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