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그 많은 부는 다 어디로 갔을까
기차표 예매 수수료의 기이한 여정 | 영국이 앙골라만큼 위험한 이유 | 금융화의 덫: 좋은 것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 | 국가경쟁력을 위한 일이라고?
1장 경쟁과 세금은 부의 적이다
괴짜 경제학자 베블런의 신랄한 통찰 | 석유왕 록펠러보다 막강한 금융왕 J. P. 모건 | 월스트리트가 세운 나라, 파나마 | 정치·산업·금융 지도자의 기막힌 사업 수완
2장 신자유주의, 무엇을 위한 자유인가
정부 정책에 민간 시장 모형을 적용할 수 있을까 | 브레턴우즈 체제의 강력한 규제와 자본주의 황금시대 | 신자유주의, 반격에 나서다 | 기업 유치라는 이름의 제 살 깎아먹기 경쟁 | 국가가 기업처럼 될 수 있다는 허튼소리
3장 악의 소굴이 된 제국의 심장
대영제국의 영광을 이끈 주역 | 제국의 몰락과 새로운 부의 원천의 출현 | 금융해적 소굴의 심장부가 되다 | 생선은 머리부터 썩고, 권력은 돈에서 나온다
4장 우리에게 독식을 허하라
시장경쟁을 막아서 경쟁력을 높인다? | 옛날 옛적에 반독점이 살았는데 | 뻔히 보이지만 존재할 수 없다는 괴상한 논리 | 독점은 어떻게 경제를 좀먹는가 | 그들이 세상을 지배할 때
5장 제3의 길은 없다
룩셈부르크에서는 금융에 태클 걸지 마라 | 돈은 정치의 일부다 | 제3의 길에 맛을 들인 진보 좌파 | 국가경쟁력이라는 헛소리 | 영국은 왜 룩셈부르크가 될 수 없나 | 금융위기 이후에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6장 켈트 호랑이의 폭풍성장과 추락
아일랜드는 금융화의 모범 사례? | 켈트 호랑이는 어떻게 탄생했나 | 그림자금융 전문가와 입법자의 합작품 | 금융위기의 원흉이 되다 | 노동자의 구세주 호히 일당의 사기행각 | 자기기만으로 변질된 켈트 호랑이의 포부
7장 누가 금융위기를 불렀나
월스트리트와 시티오브런던, 누가 더 흉악한가 | 범죄은행 보호에 앞장선 영국 중앙은행 | 런던, ‘금융 수소폭탄’ 파생상품을 실험하다 | 자산 유동화가 만들어낸 멋진 신세계
《파이낸셜타임스》 올해의 책
《프로스펙트》 올해의 경제경영서
《ITR》 세계 최고 조세 전문가 50인 선정
《더타임스》 《가디언》 《워싱턴포스트》 추천
부를 빨아들이는 블랙홀, 금융화
누군가가 수익률이 높은 금융상품에 투자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다면, 그 수익금은 고스란히 그 나라의 GDP에 반영된다. 그래서 우리는 수익성을 좇는 투자에 몰두하는 것이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한 방편이라고 여기곤 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금융 부문에서 거둔 엄청난 성장으로 투자 자본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와 경제 체제의 다른 부문을 촉촉이 적시리라고 기대할 수 있겠지만, 결과는 정반대다. 이 금융자산은 대개 애초에 도움이 되어야 할 실물경제나 사람과 연결되지 못한 채 금융 부문 내에서 돌고 돌 뿐이다. 미래에 대비해 저축을 하려는 사람에게든, 생산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융통하려는 기업에든 금융은 꼭 필요하다. 그러나 예를 들어 현재 영국의 은행 대출 가운데 생산활동을 위한 대출은 고작 10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그 대신 은행들끼리 서로 돈을 빌려주거나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주요 업무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문제는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의 지나친 비대화에 그치지 않는다. 기업도 설비에 투자하거나 일자리를 늘리기보다는 금융활동을 통해 주주에게 돌아갈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열을 올린다. 그래서 예컨대 자동차 공유 플랫폼인 우버는 자동차에 투자하지 않고, 숙박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는 부동산을 거의 소유하지 않으며, 페이스북이나 구글은 사면초가에 몰린 언론사의 직원이나 많은 이들이 발품을 팔고 피땀을 흘려 투자해 길어 올린 결과물에서 힘 안 들이고 수익만 뽑아 먹고 있다. 이 책은 이렇듯 금융이 본연의 역할에서 벗어나 거대한 약탈 기계로 변모하는 ‘금융화’의 역사적 과정을 생생하게 추적한다.
세상은 부를 만드는 자와 빼앗는 자로 나뉜다
금융화의 결과로 금융 부문이 지나치게 비대해져 적정 규모를 넘어서면, 오히려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불평등이 심화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