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년에 걸친 스파이 활동을 재구성해 낸 기념비적 작품
스파이 활동은 어떤 정보기관보다 역사가 오래되었지만 스파이 활동의 역사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며 제대로 된 문헌도 없다. 스파이 활동은 고유의 특성상 기록을 거의 남기지 않기 때문에 이전의 역사에서 교훈을 학습하는 것 또한 어렵다. 대중에게 스파이와 관련해 가장 유명한 인물이 영화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라는 사실만 보더라도 정보활동이 얼마나 베일에 싸여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이 책은 숨은 정보활동을 발굴하고 재구성해 정보활동의 세계 역사에 대해 탐구한 것으로, 모세가 가나안 땅에 스파이를 보낸 이야기부터 9·11 테러 공격이 일어난 배경과 뒷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정보 역사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3000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전개된 세계 정보활동의 숨은 역사를 상세하게 복원하는 한편, 그 역사가 21세기 정보활동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를 보여준다.
정보 역사 연구에 천착한 저자 크리스토퍼 앤드루는 이 책을 통해 정보활동에 대한 장기적 관점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일례로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과 냉전 기간에는 서방 정보기관이 나치와 공산주의 이념에 정통했기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반면, 20세기 말의 서방은 이슬람 근본주의의 주장과 종교적 극단주의의 정치력에 대해 무지했기에 9·11 테러 공격을 당했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9·11 공격이 일어나기 전 이슬람 테러 위협을 가장 잘 이해한 사람은 장기적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었다고 단언한다.
고대와 중세의 정보활동: 점술에서부터 신호정보까지
이 책은 모세와 여호수아가 가나안 땅으로 스파이들을 보내는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한다. 정보공작의 첫 번째 임무는 공개된 출처에서 얻을 수 없는 첩보를 은밀하게 입수하는 것으로, 예로부터 정보활동은 비밀공작을 수행하기 위해 기만에서부터 암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왔다. 저자에 따르면, 고대에는 서양보다 동양에서 정보활동의 중요성과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