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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오리 돌멩이 오리 (양장 - 문학동네 동시집 77
저자 이안
출판사 문학동네
출판일 2020-02-20
정가 11,500원
ISBN 978895467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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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우리 이 말 기르자
금 | 기차 | 도라지꽃의 올해도 하는 절망 | 뻐꾸기 | 사월 꽃말 | 사월 꽃말 2 | 삼색제비꽃 | 안경원숭이 | 앵두 | 은 | 의자 | 장미꽃 | 조금 | 파꽃

제2부 꼭 한 번 이 그림을 그려 보려고
연못 | 1은 나무 2는 오리 | 말뚝 | 시옷 | 소금쟁이 | 돌 | 돌거북 버스 | 오리 돌멩이 오리 | 돌멩이 | 빗방울 펜던트 | 봄 연못

제3부 내 귤은 달라
비 오는 날 | 하진이 3 | 형선이 | 내 귤은 달라 | 코스모스 | 평범하지 않은 혜연이의 평범한 절망 | 꽃이 진 날에도 | 살랑살랑 | 먼지 공부 | 주문이 많은 기도 | 옛날이야기

제4부 이렇게 노란 세상은 처음이야
해바라기 창문 | 어린 소나무의 각오 | 마지막 잎새 | 도미노 놀이 | 겨울 | 로드 킬 | 도둑놈의갈고리 | 모과나무 | 덩굴 | 덩굴 2 | 앵두꽃 | 그림자 방석 | 찔레꽃 식당 | 해바라기 | 투수왕과 왕포수의 대결 | 참새

해설_김준현
갖고 싶은 말, 기르고 싶은 말
마음의 금 간 곳마다 여며 주는 노란 단추가 되어

1학년 국어 교과서에 실린 「른자동롬원」을 비롯해 부드럽고도 힘차게 새로운 감각을 일깨워 주는 작품들로 동시의 세계를 꾸준히 넓혀 온 이안 시인의 네 번째 동시집이 출간되었다. 작은 것들에 눈과 마음을 열고(『고양이와 통한 날』 형식과 어법에의 실험적 탐구를 거쳐(『고양이의 탄생』 다양한 결의 소리를 경쾌하게 들려주었던(『글자동물원』 이안 시인은 이번 책에서 동시라는 장르의 근원을 탐색해 우리가 갖고 싶었던 바로 그 말을 살며시 손에 쥐여 준다.
현란한 수식을 더하기보다 세심하게 깎아 내고 덜어 내는 데 공을 기울인 시구들은 ‘동시’라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새삼 돌아보게 한다. 간명하게 쓰인 시에는 우리 스스로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보듬게 하는 힘이 있다. 읽는 이의 은은한 마음에 뿌리를 내리고 제각기의 모습으로 자라날 말이므로 “기르고 싶은 말”(「사월 꽃말」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동시란 결국 “마음이 금 간 곳”을 여며 주기 위해 피어나는 “노란 단추”와 같은 것임을, 그렇게 “갖고 싶은 말”로 태어나는 것임을 이안 시인은 동시로써 말하고 있다.
『오리 돌멩이 오리』에는 시인이 오래 매만져 조약돌처럼 반들반들한 말들이 넘치지 않게, 꼭 있어야 할 자리에 가지런히 놓였다. 여기에는 외우기 쉽고 외우고 싶은 말, 주머니 속에 넣고 만지작거리고 싶은 말, 소중히 간직하여 길러 내고 싶은 말이 타고 있다. “너에게 주는 말이니까 이제부터 네 말이야.” 시인의 다정한 말로 이 동시 기차는 출발한다.

호르르르 벚꽃잎이 떨어진다
벚꽃잎 그림자가 조르르르 달려간다
벚꽃잎 엉덩이에 방석을 대어 주려고
_「그림자 방석」

기차는 긴 차
길어서
길게
휘어지기도
하는 차

철커덕 철커덕 철커덕
소리가 긴 차

떠난 사람 생각이
길게 되감기는 차
_「기차」

‘동시’라는 그릇에 담겨야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