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우와, 삼단 아이스크림이네? 이번에 새로 나온 건가?’
승주는 상상 콘을 집어 들고는 요리조리 살펴보았어. 초콜릿, 노랑, 빨강, 이렇게 세 가지 색으로 된 포장지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지.
층층이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는 상상 콘!
★ 주의사항 ★
꽁무니 뿔 모양의 콘 과자는 다시 현실로 돌아오고 싶을 때 먹을 것. -16쪽
매미의 말이 맞았어. 어마어마한 크기의 미끄럼틀과 어마어마한 크기의 그네, 심지어 공원에 있는 나무와 풀까지 모든 것들이 초대형 크기로 변한 게 아니라 승주가 작아진 거였어. -23쪽
승주는 용기를 내고 아름다운 연주 소리에 맞춰 노래를 시작했어. 그런데 뭔가 이상했어. 목소리가 아주 높은 음까지 쉽게 올라가는 게 아니겠어?
‘아! 삼단 아이스크림!’
승주는 점점 자신감이 생겼어. 혼자 있을 때처럼 간간이 춤도 추면서 말이야. 그러자 조금씩 곤충들도 승주의 노랫소리에 빠져 들었어. 나중에는 모두 일어나 노래를 따라 불렀지.-41쪽
규민이는 행성과 별자리, 블랙홀 같은 것에 아주 관심이 많아. 날마다 회사일로 바쁜 부모님은 그런 규민이를 위해 천체망원경을 사 주셨지. 집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규민이는 밤마다 베란다로 나갔어. 베란다에 있는 망원경으로 밤하늘의 별을 구경하다 보면 시간도 더 빨리 가는 것 같았지. -56쪽
“이게 다 어떻게 된 거지?”
규민이가 중얼거리자 캡틴 철이 말했어.
“나는 이번 여행까지만 자네를 가르치고 화성으로 갈 거야. 화성보다는 달이 훨씬 쉬우니까 미리부터 겁먹을 필요는 없어.”
그때, 옆으로 난 창문에 자신의 모습이 비쳤어. 하얀색 우주복을 입고 있는, 키가 멀대 같이 큰 청년. 그건 바로 어른이 된 규민이의 모습이었지. -67쪽
“멸망한 행성을 배경으로 찍어서 뭣 하려고!”
4호가 규민이를 내려다보면서 짜증스러운 말투로 말했어.
“네? 뭐라고요? 멸망한 행성이라뇨?”
규민이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묻자 33호가 말했어.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