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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두 사람이 걷는 법에 대하여 (양장
저자 변상욱
출판사 멀리깊이(주
출판일 2021-11-08
정가 14,800원
ISBN 9791191439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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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부끄러이, 함께 걷는 이에게 손 내민다

01. 나를 사랑하기를 포기하지 않고
모두에겐 자기 몫의 하늘이 있다
온 하늘이 새의 길이듯
검법 속의 시크함, 스프레차투라
걷자, 살아 있음이 드러나도록
거미는 그물을 치고, 나는 나를 긍정한다
두 사람이 걷는 법에 대하여
당신만이 당신일 수 있다
성공이란 이름의 거대한 사기극
세상에 노래는 한 곡뿐이다
멈춰 있는 행복도 멈춰 있는 불행도 없다
아버지의 꽃, 상사화

02. 너를 인정하는 데 인색하지 않으며
한 번도 남자와 여자를 구분해 부르지 않은 하나님
갑자생 내 어머니와 1984년생 그대들에게
인류의 역사는 잔인함만으로 이룩된 것이 아니다
우분투, 누군가의 목마름은 우리 모두의 목마름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일
누군가 우리를 대신 사랑해 준 사람들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라떼는 말이야
버려지고 신음하는 사람들을 최소화하는 삶의 방식
비바람 거세지만 꽃 피울 내일이 온다는
인류가 남긴 가장 오래된 망설임의 흔적

03. 우리를 위한 사유를 멈추지 않는 길
사유 없이 행동하는 것이 ‘악’
우리는 왜 땅을 기고 하늘로 오르는가
벌새는 빛난다
모든 이를 위한 구원
무소유와 풀소유
도망은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펭수와 헤겔의 광화문 연가
삶이 막아선 곳에서 충돌사하는 이름 없는 이들에 대하여
그해 여름의 이념과 칼
꽃으로 때리다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은 무슨 꽃인가
길이 우리를 속이고 우리가 길을 속이고

[에필로그] 함께하는 오늘을 더 힘껏 안을 수 있기를
약자를 향한 애정과 진실에 복무했던 40년 경력의 언론인 생활
그 깊고 따뜻한 시선에서 길어올린 아름다운 문장들

“저널리스트로서 쓰고 말하며 살았지만 …여기 아픔이 있다고만 이야기했을 뿐 어떤 아픔, 얼마만큼의 아픔인지 설명하지도 못했다. …함께 짊어지고 가는 이들을 돌아보지도 못했다. 꽃은 그렇게 저만 피는 것이 아닌 것을.”
저자는 책의 프롤로그에서 이 책을 집필한 목적을 여전한 부채감과 부끄러움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노동자, 농민, 노점상, 도시빈민, 여성과 장애인을 위해 귀 기울여 온 기자 경력이었으나, 여전히 그들의 깊은 아픔을 이해하지도 설명하지도 못했음을 부끄러워하는 것이다. 그의 이 정직한 죄책감은 도리어 깊은 애정이 되어 책에 드러난다. 성공과 돈이라는 커트라인으로만 개인을 판단하는 우리 사회를 향해, “매번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게 어떤 것이 따스하고 친절할까 생각해 정성을 다하는 것이 규율”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성공과 돈 말고, 생김새와 지향점이 다른 우리 모두를 명명하는 좀 더 따뜻한 기준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공하지 못해도, 돈이 없어도 여전히 나와 남으로부터 존중받는 사회. 책은 이 같은 변화의 초석이 되길 바라며 썼다.

혐오와 배제를 조장하는 정치와 종교에 대한 날선 비판
생각하기를 멈추는 순간 정치와 종교는 폭력이 된다!

그 어느 때보다 사회 전반에 깊은 위로와 연대가 필요했던 지난 2년의 팬데믹 시기에, 시민들을 더욱 괴롭게 하고 고통스럽게 만든 두 개 분야는 아이러니하게도 정치와 종교였다. 정치권은 쉼 없이 방역 최전선을 비난했고, 일부 종교계는 오히려 집단 발병의 근원지가 되어 사회 전반을 위협했다. 책은 사유를 멈춘 정치와 종교만큼 폭력적인 집단은 없다고 단언한다. 정치와 종교가 탄압과 억압의 수단이 될 때, 자유와 관용, 평화와 행복이 가장 먼저 말살된다. 책은 한나 아렌트가 바라본 나치 정권하의 비밀경찰 ‘아이히만’의 예를 들어, 정치와 종교가 사유하지 않을 때 벌어지는 참상을 꼬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