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거스르는 긴 여행의 시작
이 책은 원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제1권 『스완네 집 쪽으로』의 3부 중 제1부, 즉 「콩브레」에 해당한다. 이 부분은 이제 본격적으로 펼쳐질 소설 전체에 대한 도입부이자 소설의 주요골격이 제시되는 곳이다. 첫 권의 제목 ‘콩브레’는 어느 시골 마을의 이름이다. 콩브레는 소설의 주인공인 마르셀이 어린 시절 부활절 방학 때면 식구들과 함께 가서 지내곤 하던 레오니 이모네가 있는 시골 마을이다. 또한 「콩브레」는 중년의 나이에 이른 이 소설의 화자가 자신이 보냈던 과거를 회상하면서 독자들에게 가장 먼저 들려 주는 이야기이자, 가장 오래 된 시절의 이야기이다. 그러므로 콩브레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시작을 이루는 부분이다. 이처럼 소설은 시작하면서부터 지나간 과거를 향해 있는데, 이 과거, 그것도 까마득한 오래 전의 과거를 주인공-화자가 어떤 계기로 이야기하게 되는지는 가히 신비에 속한다. 그리고 이 신비는 이 책의 서두에서 소개되는 유명한 ‘마들렌 과자(les Petites Madeleines’의 일화가 제공한다. 어느 추운 겨울날, 외출에서 돌아온 마르셀은 어머니가 내놓은 뜨거운 홍차를 마들렌 과자에 적셔서 마신다. 그러자 그 순간 그는 까닭없이 커다란 희열감에 휩싸이며, 그의 내부에서 뭔가가 꿈틀대며 일깨워지는 것을 느낀다. 이윽고 그는 조금 전 홍차에 적셔서 마셨던 마들렌느 과자가 아주 오래 전 자기가 콩브레에서 맛봤던 바로 그 맛임을 기억해내자, 그때의 모든 기억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현재의 시간 속으로 홍수처럼 밀려드는 기적을 경험한다. 이를 통해 마르셀은 죽은 듯이 보였던 과거가 자기 안에 생생히 살아 있음을 느끼고, 이처럼 현재의 시간 속으로 범람해 오는 과거의 시간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기 위해 이제 바야흐로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기나긴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영상 이미지의 힘
스테판 외에의 이 만화책은 원작의 ‘축약본’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 만화책이 원작의 내용을 짧게 요약하거나 변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