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의 말
1장 폐허에서 피어오른 지성의 힘
* 돌길과 신발, 강인한 흙길 위에 피어난 문명 014
* 길바닥에서 만난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 019
* 작은 풀꽃이 보여준 오묘한 생명의 힘, 포로 로마노 팔라티노 023
* 느낌으로 신을 만나는 집, 판테온 030
* 피노키오 상점을 지나치기 어려운 이유 035
* 당신 안의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찾아서 040
* 〈아담의 창조〉와 〈ET〉, 두 손가락의 차이 046
* 쓸쓸한 길가에 허름한 언덕 묘지, 바티칸 대성당 053
* 어머니의 찬란한 슬픔, 〈피에타〉 059
* 세상 모든 교회의 시작, 도미네 쿠오바디스 성당 064
* 고개 숙인 여인의 기개가 남아 있는 곳, 산 칼리스토 카타콤 071
* 로마의 상징, 콜로세움 076
* 돌 속에 갇힌 천사가 날아갈 수 있도록, 미켈란젤로 광장 081
* 천국은 공간이 아니라 시간이다, 두오모 콤플렉스 088
* 《베니스의 상인》에서 찾은 골목길의 비밀 094
* 우리 모두의 영화관 〈시네마 천국〉의 체팔루 098
*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집, 살리나섬 103
2장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함께 살아가기
* 보들레르가 남긴 사랑하고 공감하는 법 110
* 천국과 지옥의 길 사이에서 갈등하는 로댕 116
* 파리가 건축가를 대하는 태도, 팔레 가르니에 121
* 파리의 택시 안에서 127
* 센강변의 100년 된 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131
* 영혼의 별들을 위한 공간, 유배 순교자 기념물 136
* 유리 피라미드와 다시 태어난 루브르 141
* 오르세 미술관의 유리 시계 149
* 비 내리는 파리의 릴케 155
* ‘파리스러움’을 뒤집어버린 퐁피두센터 160
* 두 천재의 만남, 피카소와 르코르뷔지에 165
* 바닷가 바위 위에 우
표피 안쪽의 세계, 현실 너머의 의미
과거와 현재를 꿰뚫어보는 사유와 통찰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야를 갖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정작 유명한 장소, 건물, 예술작품 앞에 서면 그 명성과 아름다움에 압도되기 마련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나만의 감상을 남기고 싶다면 시간을 들여 쉽게 보이지 않는 곳에 시선을 두어야 한다. 이러한 여행법을 즐기는 윤재웅 교수는 이국 땅에서도 독특한 시선으로 보이지 않는 세계를 꿰뚫어본다.
이제는 파리의 상징이라 해도 손색없는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 이 조형물은 사실 한 개로 끝이 아니다. 저자는 우리가 가장 자주 보는 입구의 큰 유리 피라미드, 그 아래에 숨겨진 역 피라미드 그리고 다시 그들을 받치는 작은 피라미드 총 세 개를 함께 봐야한다고 말한다. 그래야만 이 작품의 연쇄성이 뿜어내는 수학의 역동적 아름다움과 과거와 현재의 공존 그리고 문화유산의 재창조가 지닌 사회적 의미를 읽어낼 수 있다.
바다 위의 치명적으로 아름다운 수도원, 몽생미셸에 도착한 저자는 호화로운 성의 외관보다 돌바닥에 새겨진 숫자들을 살핀다. 하루 일한 양에 따라 급여를 주기 때문에 자기가 나른 돌에 숫자를 새겨 나룻배에 실어 보냈다는 노동자들의 손길이 눈에 띄는 순간 여행서에 흔하게 실린 관광지가 우리네 삶으로 끌려 들어와 새롭게 기록된다.
현대 문명의 발원지에서 피어난
공감과 성찰로서의 문학적 상상력
서정주, 헤밍웨이, 단테, 베케트 등 적재적소에 활용되는 저자의 문학적 상상력은 단순한 여행 일기를 말맛 느껴지는 다부진 글로 단숨에 바꿔버린다. 겉보기엔 큰 철골 구조물인 ‘아랍문화원’은 빛의 밝기에 따라 개폐되는 광전자 셀을 이용한 조리개를 외관 전체에 달고 있다. 바깥이 지나치게 눈부시면 조리개가 스스로 작동하여 빛이 적게 들어오도록 오므린다. 저자는 이 과학과 예술의 융합물을 보고 알베르 카뮈의 문장을 불러낸다. 디자인 하나로 아랍 전통을 단박에 표현하는 장인 정신도 놀랍지만 삶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