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땅에 발을 딛기 위하여
· 질서를 허락하는 시간
· 전염의 수학
· 알제로값
· 이 미친 비선형 세상에서
· 전염을 막는다는 것
· 거듭되는 실망
· 구슬과 구슬의 거리
· 신중한 태도
· 외롭고 의기소침한
· 격리의 딜레마
· 운명론에 맞서며
· 다시 운명론에 맞서며
· 인간은 섬이 아니다
· 능력이 형벌이 되어
· 혼돈
· 시장에서
· 슈퍼마켓에서
·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
· 감염은 징후다
· 새로운 생각으로의 초대
· 외면했던 식물의 죽음
· 전문가들의 논쟁
· 오컴의 면도날
· 거짓과 추측의 생태계
· 숫자와 공포
· 날수를 세면서
에필로그 1
에필로그 2
‘전염의 시대, 인간은 섬이 아니다’
우리가 하나의 공동체란 사실이 드러난 지금
개인들은 모두가 ‘유일한 방역선’이다.
파올로 조르다노가 명명한 ‘전염의 시대’에서 인간은 시인 존 던의 묵상처럼 ‘더 이상 섬이 아니다’. 개개인 각자는 모두가 유일한 방역선이며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는 뚜렷한 결과로 나타난다. 이것이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시대의 특징적 현상이다.
▶ 전염의 시대는 초연결 사회다
우리는 어디에 있든 다층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사회, 정치, 경제, 문화뿐 아니라 인간관계, 그리고 정신적으로도 긴밀하게 얽혀 있다. 펜으로 선을 그어 인간들의 상호 교류를 표시하면 세상은 단 하나의 거대한 잉크 얼룩일 것이다. 이런 초연결 사회가 지금 우리를 전염의 고리로 한데 묶었다. 비행기, 기차, 버스, 자동차 등 빠르고 효율적인 교통망은 바이러스의 수송망이 되었고, 현대사회가 이룬 압도적 성취는 도리어 형벌이 되었다.
▶ 전염의 시대는 보편의 고독을 불러왔다
전염은 인간관계를 위태롭게 만들고 숱한 이들에게 고독감을 안겨주었다. 집중 치료실에 격리되어 투병하는 환자, 겹겹의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은 물론 마스크가 채워진 입, 의심의 눈초리, 뿌리 없는 소문, 침묵에 휩싸인 거리, 문 닫은 상점들, 집에 홀로 머무는 시간……. 우리는 자유롭지만 동시에 고립되었다.
▶ 전염의 시대, 모두는 공평하며 공동 운명체다
전염은 우리의 나이, 성별, 지역, 국적, 인종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바이러스 앞에 인류는 모두 공평하며 오직 세 종류, 이미 전염이 된 감염자, 더는 전염될 수 없는 회복자, 그리고 감염 가능자로만 나뉜다. 비록 사회?경제적 이유로 누군가는 감염 현실에 더 취약할지라도 결국 운명은 모두와 연결돼 있다.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에 홀로 선 프란치스코 교황이 인류를 위해 바친 기도문에서 “우리는 모두 한 배를 탄 연약하고 길을 잃은 사람들이라는 걸 깨달았다”라고 언급했듯 지금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사회는 한 동네나 특정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