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카치가 문학비평가로서 남긴 마지막 실제 비평 『솔제니친』
이 책은 1970년 11월 옛 서독의 루흐터한트 출판사에서 발간한 『솔제니친』(Solschenizyn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루카치는 1960년대 초부터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거의 전적으로 존재론 작업에만 매달렸다. 그 와중에 쓴 문학 관련 글은 이 책에 실린 두 편의 솔제니친 평문을 제외하면 짧은 에세이 몇 편과 독일어판 전집 가운데 1960년대에 발간된 몇 권의 책머리에 붙인 서문에 불과하다. 그런 루카치가 솔제니친에 대해서만큼은 두 번에 걸쳐서, 그것도 장문의 에세이를 썼다. 루카치에게 솔제니친의 등장이 얼마나 대단한 사건으로 다가왔는지를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 “마르크스주의의 르네상스”를 위한 문학비평적 실천
책은 솔제니친에 관한 두 편의 평론과 『역사소설』(Der historische Roman의 한 부분을 담고 있다. 책에 실린 첫 번째 에세이 「솔제니친-『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Solschenizyn: Ein Tag im Leben des Iwan Denissowitsch”는 1964년에 처음 발표된 글이다. 이 글에서 루카치는 1962년에 세상에 나온 솔제니친의 노벨레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중심으로 그의 몇몇 노벨레를 고찰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 글에서 거대한 역사적 시야와 문학사적 안목, 그리고 미학 및 문학이론과 작품 자체에 대한 섬세한 고찰이 한 편의 문학비평 속에서 어떻게 융합될 수 있는지를 엿볼 수 있다.
루카치가 1969년에 집필한 두 번째 에세이 「솔제니친의 장편소설들」(“Solschenizyns Romane”은 솔제니친의 두 편의 장편소설, 즉 『제일권(第一圈』과 『암병동』을 다루고 있다. 특히 이 글은 루카치 자신이 구축한 마르크스주의 존재론에 입각한 문학이론과 문학비평은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데, 그의 존재론이 마르크스주의의 스탈린주의적 왜곡을 극복한 “마르크스주의의 르네상스”를 위한 작업이듯이, 루카치의 솔제니친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