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줄을 한 번 넘을 때마다 1센티미터가 자란다고?”
동생보다 작은 형 자람이의 키 크기 대작전
어른들은 왜 그렇게 남의 외모에 관심이 많을까요? 왜 그렇게 말랐냐? 왜 그렇게 뚱뚱하냐? 왜 그렇게 키가 작냐? 어른들이 인사치레로 던지는 말에 어린이들은 오래 속을 끓이곤 합니다. 자람이도 그런 어린이 중 하나지요.
3학년 자람이는 키가 작습니다. 심지어 1학년인 동생 우람이보다 한 뼘이나 작지요. 어른들은 자람이를 볼 때마다 “나이에 비해 키가 작네. 밥 좀 더 먹어야겠다.”며 말을 보탭니다. 그보다 더 싫은 건 “형은 키가 무척 크네. “동생도 잘 먹고 얼른 형처럼 커야겠다.”는 말입니다. 우람이를 형으로, 자람이를 동생으로 착각한 것이지요. 하지만 가장 견딜 수 없는 건 동생 우람이의 눈빛입니다. 어릴 적에는 ‘형아’라며 잘도 따르더니, 언제부턴가 ‘야’ 아니면 ‘너’라며 자람이를 깔보기 일쑤거든요. 욕심도 많고 시샘도 많은 우람이에 비해 의젓하기 이를 데 없는 형이지만, 자람이도 그것만은 참아 줄 수가 없습니다. 자람이는 어떻게든 우람이의 키를 넘어서 보겠다며 운동에 열을 올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자람이 앞에 ‘내 맘대로 몸만들기 체육관’이 나타납니다. 허리가 잘록해지는 빙빙이, 다리가 길어지는 쭉쭉이, 팔 힘이 세지는 울끈이…… 이름도 요상한 운동 기구들을 찬찬히 둘러보는데, 눈이 번쩍 뜨이는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키가 커지는 씽씽이’입니다. 자람이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한 번 넘을 때마다 1센티미터가 자란다는 줄을 넘기 시작하는데…….
더, 더, 더 크고 싶은 어린이의 건강한 바람
자람이와 우람이 사이가 틀어진 것은 어쩌면 어른들의 말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겉모습만 보고 자람이를 동생이라고 단정 짓는 것도 모자라서, 자람이의 작은 키가 마치 큰 흠이나 되는 듯이 말을 보태니 우람이가 형을 우습게 볼 밖에요. 어린이는 자존심이나 체면도 없다는 듯 함부로 던지는 말에 상처 입은 자람이의 마음은 또 어쩌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