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여전히 혹은 아직도 지젝, 이데올로기 비판과 존재의 무 ―자밀 카더
1부
1장 지젝에게는 어떤 대상이 숭고한가? ―이언 파커
2부
2장 마르크스주의자 헤겔: 지젝의 독일관념론 수정 ―토드 맥고원
3장 지젝과 기독교: 마르크스와 프로이트 이후의 종교 비판 ―브루노 보스틸스
4장 예식처럼 거행되는 우연성과 양가적 자유 의례 ―조슈아 러메이
3부
5장 자연 경제학 비판: 지젝과 함께 양자역학을 ―에이드리언 존스턴
6장 지젝은 에코 시크 ―베리나 앤더맷 콘리
7장 지젝과 파농: 자기를 해치는 폭력 ―에릭 포크트
8장 지젝은 누구를 배신했는가?: 레닌과 민족 문제, 그리고 혁명적 국제주의가 남긴 탈식민주의 유산 ―자밀 카더
4부
9장 왕과 천민, 섹스 그리고 전쟁 ―슬라보예 지젝
지젝 저서 목록
참고문헌
심리학과 기독교는 유용한가
지젝주의 비평가 이언 파커는 마르크스주의와 라캉주의 정신분석, 헤겔주의 변증법을 이론의 자원으로 삼으면서 각 자원에 내재된 모순을 이용해 다른 자원을 비판하는 지젝을 여전히 ‘우리 시대의 사상가’로 높이 평가한다. 방금 말한 세 이론 중 지젝에게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코 헤겔이다. 사유와 삶을 추동하는 영구 기관인 ‘부정’의 변증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지젝이 이해한 헤겔은 늘 ‘아니오’라고 말한다. 파커는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심리학이 득세하는 까닭에 지젝의 개입이 유용하다고 본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어떻게 관리할지에 열렬한 관심을 쏟으면서 저마다 감정노동에 내몰리고, 자신을 치료적 자아 강화술과 관리 및 적응 가능한 실체로 바꾼다. 하지만 지젝은 자아란 통합 가능하지 않다고 말한다. 헤겔로 돌아가 부정의 변증법을 적용하는 지젝에게는 결코 ‘종합’을 이룰 방법이 없다. 심리학은 우리의 고통을 달랜다지만,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우리는 거기에 더 단단히 얽히고 만다.
토드 맥고원과 브루노 보스틸스, 조시 러메이는 지젝의 비판적인 변증법적 유물론을 이해하는 토대를 제시한다. 즉 라캉을 전유하여 독일 관념론과 마르크스주의, 기독교를 재활성화하는 지젝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철학과 종교·정치에 대해 그의 사상이 지니는 혁명적 잠재력 및 한계들을 평가하는 출발점을 제공한다. 맥고원은 지젝이 헤겔을 마르크스의 비판자로서 이해하는 전복적 해석을 검토한다. 헤겔을 사유하는 지젝에게 정치 투쟁에서 ‘적대관계의 불가피함’은 매우 중요하다(칸트처럼 세계의 사물을 지나치게 다정하게 다루다가는 오류에 빠지고 말 것이다. 적대가 사회를 구성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지 못할 때, 우리 문제는 스스로 정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우리는 돈을 많이 벌면 적대를 넘어설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진짜 사랑을 추구하는 배우자를 만나면, 완벽한 직업을 구하면, 건강에 맞는 생활 방식을 취하면 적대를 초월할 수 있으리라 믿는 것이다. 지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