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 해설의 덧칠이 없는 순수한 현장 기록서 * 12
1. 아테네의 역병 (BC 430 투키디데스 * 25
2. 페르시아에서 그리스 용병부대의 행군 (BC 401 크세노폰 * 29
3. 소크라테스의 최후 모습 (BC 399 플라톤 * 35
4. 불타는 로마 (64 타키투스 * 43
5. 예루살렘 포위 (70 요세푸스 * 48
6.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 (79 소(小 플리니우스 * 53
7.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황제의 승천식 (211 헤로디언 * 60
8. 아틸라의 만찬 (450 프리스쿠스 * 63
9. 바이킹족의 장례 (922 이븐 파들란 * 68
10. 초록색 아이들 (1150 (뉴버그의 윌리엄 * 73
11. 토머스 베케트 살해사건 (1170 에드워드 그림 * 76
12. 리처드 1세의 포로 학살 (1191 베하 에드딘 * 85
13. 영국과 프랑스의 크레시 전투 (1346 존 프루아사르 경 * 89
14. 흑사병 (1348 헨리 나이튼 * 99
15. 남자 흉내 내는 여자들 (1348 헨리 나이튼 * 104
16. 긴느 성 탈취 (1352 제프리 르 베이커 * 106
17. 농민 반란 (1381 존 프루아사르 경 * 109
18. 아쟁쿠르 전투 (1415 장 드 와브랭 * 127
19. 베니스 사람이 본 노르웨이 어민들 (1432 크리스토포로 피오라반티 * 138
20. 남아메리카, 그 신세계의 모습 (1502 아메리고 베스푸치 * 141
21. 서인도제도에서 스페인인의 만행 (1513~20 바르톨로메 데 라스 카사스 * 146
22. 카이로 거리의 당나귀 (1516 존 레오 * 150
23. 아즈텍인의 인간 제물 (1520 호세 데 아코스타 * 152
24. 파라과이의 스페인 사람들 (1537~40 휠데리케 슈니르델 * 155
25. 크랜머 대주교의 처형 (1556 한 목격자의 기록 * 161
26. 종교재판의 죄수들 (1568~75 마일스 필립스 *
날것 그대로를 기록한 역사의 가치
무엇이 진짜 역사인가? 무엇이 가공되지 않은 실제 사건인가?
흔히 르포르타주란 보고기사(報告記事 또는 기록문학으로 흔히 ‘르포’라고 줄여 말하는 장르다. 하지만 이 책에서만큼은 ‘르포’라는 단순한 개념보다는 ‘현장 목격 문학’으로 좀 더 규모 있게 바라보는 것이 옳을 듯하다. 이 책을 엮은 존 캐리는 “르포르타주란 목격자가 기록한 것이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구경꾼, 여행가, 살인자, 희생자, 기자 등 다양한 필자들의 기록을 선별했다. 기록물의 특성답게 글쓰기를 전업으로 하는 작가들만이 아니라 순수 아마추어들의 온전한 기록이라는 점 등도 이 책의 가치를 한결 높인다. 플라톤, 투키디데스, 마크 트웨인, 샬럿 브론테 등과 같은 철학자나 문인과 함께, 전쟁에 참전한 소총병, 우연히 사건을 목격한 행인 등의 희로애락이 담긴 주관적 언급도 필수 불가결하게 드러난다. 이것이 이 책의 원전들이 일반 르포기사와는 뚜렷이 다른 목격 문학의 틀을 갖춘 점이다.
세계사 과목 암기의 대상으로 익숙했던 백년전쟁, 워털루전쟁, 프랑스 대혁명, 세계 양차 대전과 같은 대사건도, 막상 그로 인해 피와 눈물과 땀을 뿌려야 했던 실제 현장 속 주인공들의 증거 기록으로 만나게 되면 180도 전혀 다른 역사의 체화를 경험하게 된다. 그런가 하면 검은 스타킹에 모피 코트를 입고 당당히 사형장으로 걸어간 희대의 여성 마타 하리의 처형 장면(p.631, 독배를 마시고 온몸이 경직되는 소크라테스가 “수탉 한 마리 값을 치르지 않은 게 있으니 꼭 갚으라”고 제자들에게 부탁하는 최후(p.41, 원자폭탄을 싣고 나가사키로 향하는 폭격기 비행사가 폭탄투하 직전 동료와 나누는 아이러니한 대화(p.774 등 인간과 삶과 역사라는 관계의 존재성을 다시금 되짚어보게 만든다.
역사 교과서에 소개될 법한 유명 사건 외 무명 기록자들의 사사로운 목격은 흔치 않은 읽을거리다. 토끼사냥에 맛을 들여가면서 ‘살해’라는 순결의 상실에 길들여지는 한 아이를 관찰한 기록(p.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