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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어른이라는 진지한 농담 :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품위를 지키는 27가지 방법
저자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출판사 추수밭
출판일 2021-09-10
정가 18,000원
ISBN 979115540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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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어른들이 사라진 시대에서 어른으로 산다는 것

00 나는 왜 오래된 덕목을 27가지로 정리했는가?
01 신중함: 용기는 한 번 더 깊게 생각하는 것이다
02 유머: 삶 앞에 겸손한 사람만이 웃을 줄 안다
03 열린 마음: 우리는 모두 고향 밖에서는 이방인이다
04 자족: 사치는 휘두르는 것이지 휘둘리는 것이 아니다
05 격식: 매너가 그의 역사를 증명한다
06 겸손: 최고의 오만함은 고개를 숙이는 것이다
07 충실: 사랑은 호르몬의 화학작용이 끝난 다음부터 시작된다
08 정조: 솔직하게 순진하지 말고 정직하게 순수하라
09 동정심: 공감은 내가 당신과 같지 않다는 깨달음에서 시작된다
10 인내: 육식동물의 무기는 송곳니가 아니라 참을성이다
11 정의: 정의는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다가가는 것이다
12 스포츠맨십: 경쟁을 두려워하면 패배조차 하지 못하게 된다
13 권위: 모든 팀에는 주장이 필요하다
14 데코룸: 규칙에서 자유롭고 싶다면 먼저 규칙에 통달하라
15 친절: 작은 친절이 우리가 서 있는 지옥을 잊게 만든다
16 인자함: 타인에게 엄격한 잣대는 스스로에 대한 과대평가에서 비롯된다
17 솔직함: 인간은 솔직함을 좋아하지만 얼마만큼 솔직해져야 하는지는 모른다
18 관후함: 흉내 낼 수 없는 기품은 오직 너그러움에서만 나온다
19 절제: 나를 지배했던 우상과 결별할 때 자유가 시작된다
20 신중함: 어른은 하고 싶은 말과 해야 할 말을 구분할 수 있는 존재다
21 쿨함: 사춘기에서 벗어났으면 태연함과 무심함을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22 부지런함: 우리는 너무 부지런하기 때문에 게으름에 빠진다
23 극기: 스스로를 대세에 가두지 말고 스스로에 대해 직접 결정하라
24 용기: 전장에서 가장 안전한 곳은 포탄이 떨어지는 바로 앞이다
25 관용: 내가 싸우는 적이 나를 증명한다
26 자부심: 나에 대한 긍지는 나에 대해 고민해본 경험에서 나온다
2
언제부터 클래식은
올드로 희화화되었는가?

안동 선비 이만도는 1910년 경술국치를 맞아 곡기를 끊는 방식으로 목숨을 끊었다. 같은 시기 《매천야록》의 저자 황현은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기고 자결했다. “나라에 목숨을 버려야 하는 의리는 딱히 없다. 그러나 망국을 책임지는 선비 하나 나오지 않는다면 그 또한 부끄럽고 미안한 일일 것이다.”
오늘날 ‘선비’라고 하면 한가로운 책벌레나 완고한 원리주의자 정도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실제 선비는 삶의 자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며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고자 노력했으며, 실제 삶이 그에 따르지 못하면 최소한 부끄러워했었다.
이와 같이 한 문화권의 준거로 자리하며 자신이 적을 둔 사회를 짊어지고자 했던 어른과 그 바탕이 되는 정신체계는 이름만 각각 다를 뿐 시대와 문화권에 따라 언제나 그리고 어디에서나 존재해왔다. 이를테면 우리에게는 앞서 소개한 선비가 그러한 역할을 맡아왔고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푸트와, 서구 문화권에서는 기사도나 신사라는 개념이 존재했다.
그러나 언제부터일까, 어른을 상징하는 태도들은 동과 서를 가리지 않고 진작 세상의 뒤안길로 사라졌어야 할 구태로 의미가 변화되었다. 오늘날 수많은 자기계발서들과 강연들에서는 자아실현의 덕목 가운데 하나로 낯익은 것과의 단절과 전해져 내려온 것들의 파괴를 꼽기도 한다.
이에 따라 우리는 전통적인 ‘어른’의 모습을 조금씩 잃어갔고 대신 ‘꼰대’라는 멸칭이 이를 대체하게 되었으며, 옛 지혜들은 ‘라떼는 말이야’라는 쉰내 나는 잔소리로 치부되었다. 익숙한 것을 무너뜨리는 데에서 혁신이 시작된다는 실리콘밸리 테크 올리가르히들의 주장이 어느덧 지금을 상징하는 구호가 된 것이다.
독일의 저널리스트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는 이러한 시절의 분위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다시 말해 스스로를 ‘최적화’하기 위해 보다 개인에 집중하며 낡은 것들을 모두 청소해나갔는데 왜 우리는 점점 더 불안하고 불행해지는 것일까? 《어른이라는 진지한 농담》은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