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기억이 사라지지 않도록 제가 그 방법을 찾을 거라고요.”
- 할머니의 기억을 붙잡을 방법은……?
수향이는 맞춤형 향기를 얻기 위해 기꺼이 K향기 가게에서 일하겠다고 결심한다. 맞춤형 향기만 있다면 할머니의 기억을 붙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향이는 친구들이 함께 놀자는 것도 뿌리치고 성실하게 향기 가게로 나간다. 빗자루질부터 사소한 심부름까지 모두 해내면서도 수향이는 결코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다. 향기를 선물하는 것만이 할머니를 도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수향이가 열심히 일해 얻은 향기 덕분에 할머니는 놀라울 만큼 천천히 기억을 잃어 간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할머니 기억을 붙잡은 건 향기뿐만이 아니다. 할머니를 향한 수향이의 ‘사랑’이 아니었다면 처음부터 향기를 구할 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할머니 기억이 사라지지 않도록 제가 그 방법을 찾을 거라고요.”라고 말하는 수향이의 다짐 속에서 가족을 위하는 따뜻한 마음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그 마음 덕분에 수향이가 맞춤형 향기까지 얻을 수 있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가족의 의미가 점점 희미해지는 사회에서 《기억을 파는 향기 가게》는 가족의 사랑이 서로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보여 준다.
S아저씨의 달콤한 제안을 수향이는 뿌리칠 수 있을까?
K아저씨 라이벌이자 S향기 가게 주인인 S아저씨는 틈만 나면 K향기를 찾아와 큰소리를 낸다. 수향이는 심술궂은 S아저씨를 애써 무시하지만, 아저씨에게서 믿기 어려운 말을 전해 듣는다. 수향이처럼 할머니 기억을 붙잡으려 한 아이가 K향기에서 몇 달 동안 일했지만, 결국엔 향기를 얻지 못했다는 이야기였다. 수향이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심해지는 할머니 병을 보자 조바심이 난다. 그때 S아저씨가 달콤한 제안을 한다. “금고 속에 있는 K의 레시피 노트를 나에게 가져다주렴. 그럼 그 레시피대로 네 할머니를 위한 향기를 만들어 주마.” 수향이는 K아저씨와 S아저씨 모두 믿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지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