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의 두시 주석서를 보면 대부분 개별 시 하나하나를 분석 대상으로 하였다. 격률이나 장법을 분석할 때에도 어떤 특정 현상을 다룰 뿐 전체를 포괄하지 못하였다. 이 점은 청대 제가도 마찬가지여서 그들의 분석을 따라 두시를 읽을 때면 나무는 보되 숲을 보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었고, 두시의 장법과 격률에 보이는 여러 현상을 관통하는 원리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다. 필자는 오래 숙고 끝에 두시 장법과 격률의 여러 현상을 ‘질서’의 원리로 일관하여 설명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고, 이에 이 책을 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