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쟁이도 아니고 똥자루도 아니고 난쟁이 똥자루라니. 짜증 나!
아람이의 가장 큰 고민은 남들보다 작은 키다. 그래서 속상하고 뭘 해도 재미가 없다. 건우 패거리들은 아람이만 보면 “난쟁이 똥자루 난쟁이 똥자루” 라고 놀려대지만 정작 이런 상황을 어른들한테 말하면 진짜 중요한 건 커다란 마음이라는 답답한 말만 되돌아올 뿐이다.
“진짜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야. 언젠가는 알게 될 거다.”
또 그 말이야. 외모보다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뭐 그런.
할머니도 아저씨도 진짜로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라고 하지만 정작 사람들은 키가 큰 사람을 부러워하고 좋아해. 그러니까 키가 작은 사람이 놀림을 받는 거라고. 착하지 않다고 놀림을 받는 사람은 없잖아? 그렇게 따지면 건우 패거리는 만날 놀림을 받아야 할 거야. -본문 중에서
아람이는 그런 말을 들으면 정말 정말 억울하다. 착한 걸로 치면 아람이는 누구에게도 빠지지 않는데 말이다. 이런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아주는 건 역시 절친 태우밖에 없다. 아이들의 속마음을 이해하고 깊게 봐줄 줄 모르는 어른들을 꼬집는 듯 아람이와 태우의 고민은 분식점에서도 이어진다.
“거인처럼 키가 아주아주 컸으면 좋겠어.”
아람이가 떡볶이를 씹으며 말했어.
“나는 나뭇가지처럼 비쩍 말라 봤으면 좋겠어.”
태우도 어묵 국물을 꿀꺽 삼키며 말했지. -본문 중에서
◆ “아기코끼리에게 날개를 달아준다고? 그게 가능해?”
투덜투덜 길을 가던 아람이 발아래에서 갑자기 무슨 소리가 들려온다. “아이고, 내 똥자루, 내 똥자루 터진다!” 뭐지 또 건우패거리가 나타난 건가? 아래를 내려다 본 아람이는 깜짝 놀라고 만다. 엄지손가락만 한 사람이 자기보다 큰 자루를 어깨에 메고 낑낑대고 있는 게 아닌가. 세상에, 진짜로 난쟁이 똥자루가 나타난 거다. 소원을 들어주는 웃음사탕을 가지고 말이다.
“그럼 혹시 나에게도 웃음 사탕을 줄 수 있어? 나도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어.”
아람이가 똥자루를 바라보며 말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