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수치, 인간과 괴물의 마음 : 나를 잃지 않고 나와 마주하는 경계의 감정
저자 이창일
출판사 추수밭
출판일 2021-04-23
정가 18,000원
ISBN 9791155401859
수량
들어가는 글 사람을 망치고 사람을 만드는 수치의 두 얼굴

1부 수치, 감정과 문화
1장 부끄러움의 감정
부끄러움, 복잡한 이차 감정 / 마음을 닦는 학문, 심학 / 프시케와 마주하는 학문, 심리학 / 감정은 신체 표현에 종속된다 / 신체와 감정은 분리될 수 있다/ 뇌, 감정의 집 / 부끄러움, 사회적인 이차 감정 / 감정의 출현 / 타인과 나를 이어주는 거울뉴런 / ‘차가운’ 교감과 ‘따뜻한’ 공감 / 인간에게 새겨진 다양한 감정들 / 일차 감정과 부끄러움 / 혐오, 꺼리고 물리치는 감정 / 순수한 역겨움에서 도덕적 역겨움까지, 혐오의 4단계 / 수줍음, 경계에 그어진 붉은 기준

2장 부끄러움의 언어문화
부끄러움과 언어학 / 벌거벗겨지면 불처럼 타오르는 감정 / 부끄러움의 한자 표현들 / 부끄러움과 가까이 있는 말들 / 부끄러움에 대한 속된 표현 / 부끄러움의 언어화 / 부끄러움의 생리적 환유와 문학적 은유 / 부끄러움 계열 언어들의 관계 / 수치스러움의 언어적 변별성 / ‘말’로 보는 수치의 지도

2부 수치, 아래쪽 얼굴
1장 수치의 탄생
인간의 타락과 수치의 시작 / 욕망하는 인간의 수치 보따리 / 창조, 분리, 타락 / 숨겨진 징조, 비워진 알몸 / 죄와 벌, 추방과 각성 / 수치의 변화, 불의한 음욕 / 부정적인 감정의 우두머리, 정욕 / ‘그날’의 문학적 재구성 / 타락 이전의 수치 / 인간이 에덴의 동쪽으로 간 까닭 / 수치의 옷으로 갈아입은 인간

2장 수치, 리비도를 막는 댐
타고난 욕망, 리비도 / 수치, 인간을 인간으로 올리거나 끌어내리는 저항 / 내면에 심어진 근원적인 죄의식 / 상처 입은 인간의 한 얼굴

3부 수치, 정체성과 병리
1장 수치와 나르시시즘
모두에게는 나르시시즘의 경향이 있다 / 이상적 자아, 나르시시즘의 목표 / 나를 기준으로 삼은 특수한 정신 기관, 양심 / 얼굴 없는 수치 /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정신의 댐

2장 정신분석 패러다임과 수치의 해석
자기 자신으로 살기 위한 고통의
인간을 완성시키는 감정이자 인간을 파괴하는 감정, 수치의 두 얼굴

“부끄러움, 사람을 완성시키는 최소한의 마음”
vs.
“수치, 인간을 파괴하는 가장 어두운 감정”

윤리는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다. 대다수 현대인들은 사회화 과정에서 이러한 규범을 일종의 상식으로 내면화하며, 그것이 어긋나는 광경을 목격했을 때 심리적인 규제를 가하게 된다. 이때 전제되는 심리가 바로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을 때 느끼는 반응, 수치다.
수치를 느끼기 위해서는 한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을 때 인간은 비로소 수치심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는 수치심은 타자를 의식한 감정이자 스스로를 관조하는 시선이라는 점에서 개인적 차원의 부끄러움이라기보다는 사회적 차원의 의식이자 한 인간이 세계를 인식하는 프레임이기도 하다. 맹자와 다윈이 오직 인간만이 수치를 느낄 수 있다고 얘기한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무리의 규범을 무시한 짐승이 무리에서 쫓겨나는 경우는 있지만 집단 속에서 부끄러움을 느껴 무리를 떠나는 경우는, 적어도 동물에게서는 찾을 수 없다.
앞서 지금이 수치가 만연하고 부끄러움이 사라진 모순된 세상이라고 했지만, 그 배경에는 이와 같은 수치라는 감정이 지닌 특성이 깔려 있다. 애초에 수치는 야누스와 같은 두 가지 얼굴을 지닌 것이다. 하나는 인간의 근원에 도사린 감정의 지옥이다. 실제로 ‘아담이 에덴의 동쪽으로 쫓겨난 이래’ 수치란 감정은 인류 역사에서 주로 부정적인 맥락에서 동원되어왔다. 망신살이 뻗치고, 인간관계가 파탄이 나며, 전인격이 부정당하는 공포에 시달리며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게 될 때 사로잡히는 감정이 바로 수치다. 이것을 이 책에서는 수치의 아래쪽 얼굴이라고 이름 붙였다.
한편 부끄러움에는 옛 선비들이 ‘오직 인간만이 가지는 감정’이라고 강조했던 염치, 디트리히 본회퍼가 이야기하는 타인과의 공존을 위해 스스로를 다스리는 태도에 가까운 개념도 들어 있다. 그래서 남명 조식은 항상 스스로를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