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7
1. 폭풍 전야의 나가사키 12
2. 원자폭탄이 폭발한 순간 21
3. 폭격 직후의 모습 29
4. 구조작업 56
5. 그날 밤 81
6. 원자폭탄의 위력 89
7. 원자폭탄이 남긴 상처 109
8. 미쓰야마 구호대 119
9. 원자병 147
10. 원자병의 치료 159
11. 움막에 찾아온 손님 164
12 나가사키의 종 183
유언, 내 소중한 아이들에게 194
원자 벌판의 성자
책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최악의 피해를 낳은 원폭 피해를 다뤘지만, 여전히 평화의 해법을 배우지 못한 인류에 대한 경고장이기도 하다. 방사선학을 전공한 원자력 전문가인 저자가 원폭 피폭자가 되었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그는 나가사키 원폭에 피폭된 뒤 사경을 헤매기도 하지만, 피부가 녹아내리고, 눈이 머는 원폭 피해 실태를 디테일하고 치밀하게 연구했다. 이를 토대로 쓴 『원자병과 원자의학』 등은 방사선전문의이자 피폭자였던 저자만이 쓸 수 있는 독보적 저작들이다.
저자 나가이 다카시 박사는 나가사키 우라카미에 떨어진 원자폭탄을 맞아 아내와 동료, 이웃이 타들어 가고 재로 변해가는 아비규환의 현장 속에서도 후대를 위해 원폭의 피해 양상을 입체적으로 조사했다. 피폭 직후에는 위험을 무릅쓰고 우라카미 폭심지에 여기당(如己堂, 남을 자기 같이 사랑하라는 뜻이라는 당호의 1평짜리 양철집을 짓고서 원폭이 인체와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세세하게 연구했다. 그가 1945년 10월 완성한 「구호대 활동보고서」는 원폭에 대한 인류 최초의 보고서로 꼽힌다. 책은 인류에게 씻을 수 없는 공포를 안겨준 원폭의 본질에 다가서기 위한 출발점이 된다. 그는 자신도 머리 오른쪽 부분 동맥이 끊어지는 중상을 입고 죽음의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기면서도 거리와 산길 등을 누비며 피폭자를 치료했고, 피폭 후유증으로 1951년에 숨졌다. 그의 사후 70년을 맞는 올해 나가사키에서는 그를 ‘원자 벌판의 성자’라고 추앙하는 행사가 이어졌다.
치열한 반전사상… 일본의 군사재무장 65년 전 경고
원폭 피폭 이전에 그는 평범한 의사였다. 하지만 불의 공포가 몰아친 원폭 시대를 관통하면서 그의 사상은 점차 일본의 침략을 반성하고, 군사적 재무장 움직임까지 경고한 반전주의로 바뀐다. 그는 전쟁을 일으킨 일본의 탐욕도 비판했다. 1948년 『나가사키의 종』이 일본인이 자행한 마닐라 학살을 다룬 『마닐라의 기록』과 묶여 합본으로 출간됐을 때도 두 책이 동일하게 전쟁을 증오하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