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남도(水墨南道
대흥사
목포
해남, 강진, 장흥, 화루
일렁일렁
멈추어라, 나무들
마음
보는 보이는
내린다 부푼다
젊은 수묵작가 이지연 / 이승미
2019년 대흥사 전시 이지연 작가 인터뷰
Profile
채색하지 않는 수묵은 담담하고 미묘하다. 종이에 물과 먹으로만 그려지는 그림이라 처음이 끝이고 한 번의 기회만 있는 행위이다. 고도의 집중이 필요한 ‘깨달음의 경지’가 느껴지는 것이 수묵의 세계이기도 하다. 이지연 작가의 수묵 작품은 조용하고 차분한 풍경이 그려지기도 하고 고찰의 낡은 기와지붕과 근처의 성긴 대나무를 훑고 지나가는 바람이 흐르기도 한다. 그림을 그리는 일 그 자체를 즐거워하는 작가의 마음이 은은한 먹의 농담으로 스며있다. 드러나는 감정을 살짝 숨죽여 가라앉힌 주변의 모습들이 자리 잡는다. 각자의 자리에 각자의 모습이 있다. 지나치지 않고 과장하지 않는다.
작가는 집중력을 가지고 한 가지 과업에 몰두한다. 하나하나의 과업에 대하여 충분히 결과로 쌓일 때까지 멈추지 않고 몰입한다. 이지연 작가의 최근 작업은 해남 대흥사의 작업이다. 2019년 1월부터 대흥사에 머무르거나 오가면서 대흥사의 구석구석을 수묵으로 옮겨 담는 작업에 몰두했다. 특별히 현장 사생을 고집하면서 공간 특성 그 자체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1,6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고찰로부터의 시간과 현장이라는 장소를 결합하여 300여 점의 수묵화를 그렸다. 시간과 장소가 어우러져서 그림으로 탄생한 것이다.
작가는 이 그림들을 다시 하나의 조각으로 삼아 콜라주 형식으로 큰 그림을 완성해 간다. 작가가 그려내는 세상은 이렇게 작은 풍경들이 모여서 하나의 세상이 되는 여기 이 세상의 모습과 방식을 은유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헥사곤에서 한국 현대미술 작가를 체계적으로 소개하는 <파인아트컬렉션 #21> 『산수유랑』은 이지연 작가의 최근 작품을 소개하고 일부 초기 중기의 작업도 일부 담겨있어서 작가의 전체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본문 중에서-
#1
이지연 작가는 맑고 투명한 먹그림을 그린다. 2018년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의 전시사업 중 <남도 종가>를 그리는 작업을 하게 되어 당대 관록을 자랑하는 작가들과 함께 장흥의 오래된 종가 존재고택을 훌륭하게 그렸다. <국제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