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끄고 보는 본격 공포 동화
동화의 장르를 더 세세하게 들여다보면 미스터리, 추리, 범죄, 공포, 모험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러한 장르 동화는 어린이의 상상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어린 시절, 독서에 대한 즐거운 추억이 있는가? 그렇다면 그 추억 한편에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오로지 손전등 빛에 의지해 보았던 공포책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독서를 통해 훌륭한 지식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분위기를 즐기며 감정을 풍부하게 하는 것도 독서의 기대 효과로 볼 수 있다. 무섭지만 자꾸 보고 싶고, 조마조마하면서도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매력의 공포책이 독서의 분위기를 즐기는 데는 안성맞춤이다. 영상에 익숙한 아이들이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두고 독서의 다양한 즐거움을 이 책을 통해 알아가기를 희망하며 기획했다.
서연아 작가는 일찍이 여러 나라를 다니며 일을 하고 세계의 문화를 접했다. 작가의 배경은 곧 이야기의 배경과 연결되는데, ‘사물에 깃든 혼’이라는 우리에게 익숙한 정서에 목각 인형을 등장시키고 저주라는 장치를 걸어 서연아 작가만 할 수 있는 새롭고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 안에서 무서우면서도 웃기는 병구네 가족 이야기가 펼쳐진다.
다름에 대한 다른 인식
작가는 호주에서 살며 이 이야기를 지었다. 호주는 온 세계에서 이민 온 다양한 사람이 함께 어울려 살고 있다. 작가는 오랜 시간 그들과 이웃, 친구로 지내며 다르다는 인식과 차이에 대해 깊이 고민해 왔다.
좀 다르면 어때요? 어차피 똑같은 모습으로 사는 가족은 이 세상에 하나도 없을 텐데요.
지금부터 조금씩 서로를 알아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본문 138쪽 중에서
주인공 병구가 창백한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한 것은 그들의 사정을 알고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그 덕에 병구네 식구는 허름한 옛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별장 같은 집에서 살 수 있게 되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생소한 것에서 두려움과 위협을 느낄 것이다. 우리 사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