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물질하며 살아온 할망이 건네는 말
“바당에서는 욕심내민 안 뒈여.”
이 작품의 화자는 물질하러 간 할망을 기다리는 아이입니다. 아이는 사정이 있어서 부모와 떨어져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지요. 아이의 눈에는 할망이 용왕님의 딸처럼 크고 강인한 존재지만, 아이는 할망이 돌아오지 않을까 봐 매일 애를 태웁니다. 할망에게 들은 ‘물개 여자’ 이야기 때문이기도 하고, 파도가 너무 거칠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이는 직접 바다에 들어가 용왕 할망을 만나고 싶어 하지만 할망은 아이가 더 자라야 한다며 말립니다.
드디어 아이는 할망과 함께 바다에 들어가는 날, 작품에는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아이가 입수하는 것은 정식으로 물질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해녀 체험과 같은 활동입니다. 물질을 하기엔 아직 어린 나이니까요. 그럼에도 할망은 아이에게 평생 가슴에 품어온 말을 다짐하듯 들려줍니다. 그것은 바로 “바다에서는 절대 욕심을 내면 안 된다”는 가르침입니다. 하지만 아이는 반짝이는 것을 향해 손을 뻗다가 그만 물숨을 먹게 됩니다. 아이가 가지고 있는 판타지(용왕 할망과의 만남와 바닷속에서 벌어지는 아찔한 생사의 갈림길을 엮어서 표현한 장면들은 이 작품의 백미입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된 제주 해녀
소중한 것을 지키며 살아온 강인한 삶
죽음의 공포를 무릅쓰고 숨을 참아가며 ‘물질’을 해온 제주 해녀의 삶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깊은 바다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숨을 참고 노동을 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과하게 욕심내지 않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럼에도 긴 세월 동안 물질하며 살아온 것은 지키고 싶은 ‘소중한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용왕님이 용왕 ‘할망’인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닙니다. 용왕 할망은 욕심 내지 않고 살아가는 자들에게 기꺼이 가진 것을 내어주는 자애롭고 풍성한 존재입니다. 물질을 잘하는 해녀를 두고 ‘용왕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