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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시간의 책장 : 열한 살 소년 이산, 스물다섯 정조를 만나다
저자 김주현
출판사 만만한책방
출판일 2020-08-17
정가 12,000원
ISBN 9791189499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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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는 책장,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공간
정조 임금을 얘기할 때면 정조의 삶의 비극에 초점이 맞춰지기도 하고, 개혁 군주로서의 업적에 초점이 맞춰지기도 합니다. <시간의 책장>은 임금 이전의 열한 살 소년, 어린 이산의 마음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정조는 두려움에 잠 못 이루는 날이면 존현각에서 책을 읽으며 깊은 밤을 보냈습니다. 그 공간은 긴 시간 자신의 두려움과 불안과 싸우고, 아직 여리디 여린 자신의 내면의 힘을 키워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했을 공간이기도 합니다. 소년을 성장시켰던 공간, 존현각에서 수많은 책을 읽고, 쓰기를 멈추지 않았던 소년을 상상합니다.
마음에 불덩이를 안고 살아가는 열한 살 소년은 하루하루 존재를 위협받는 두려움의 시간들을 어떻게 견뎌 냈을까? 그리고 그 앞에 어느 날, 문득 임금이 된 스물다섯 살의 자신이 나타난다면 어떨까? 14년 후의 나는 지금의 나에게 어떤 말을 해 줄까?
소년을 생각하며 이런 질문들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18세기 조선을 무대로 한 열한 살 ‘소년’과 당당한 임금이 된 미래의 ‘내’가 존현각을 사이에 두고 시간을 넘나들며 나눈 이야기의 시작입니다.

내가 크면 너처럼 이렇게 의연할 수 있을까?
즉위식이 열리는 경희궁 승정전. 스물다섯 살 정조가 서 있습니다. 머리에 면류관을 쓰고 몸에 곤룡포를 걸친 채 신하들을 향해 나는 사도 세자의 아들이라고 만천하에 당당하게 외치는 모습에 열한 살 소년 이산은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습니다. 스물다섯 살이 된 정조는 열한 살 산의 눈에 너무나 당당하고 멋집니다.
산은 존현각 동쪽 책장 문을 밀고 미래의 시간으로 넘어왔습니다. 존현각의 책장은 바로 열한 살의 ‘나’와 스물다섯 살의 ‘나’를 잇는 비밀의 문이었던 셈이지요.
산은 이곳 존현각에서 책을 통해 수백 년 전, 수천 년 전 사람들과 대화하며 생각도, 마음도 한 뼘씩 자라납니다. 불안했던 마음, 두려운 마음은 몽땅 일기에 털어놓으면서 말이지요. 현재와 미래를 잇는 시간의 책장, 같은 공간에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