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만 모습을 드러내는 구름산, 오늘이 아니면 갈 수 없어!’
마음의 이끌림에 따라 새로운 세상을 만나며 자라나는 아이들
어느 비 오는 아침, 학교에 가던 아이는 눈앞에 떡하니 나타난 커다란 산을 보고 걸음을 멈춥니다. 하얀 구름에 둘러싸인 저 산은 어릴 적부터 늘 보던 산인데, 오늘은 처음 보는 것처럼 낯설기만 합니다. 보통 때라면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신비한 일들이 일어날 것만 같습니다. 나무들이 겅중겅중 뛰어다니고, 바위들이 우릉우릉 말을 하고, 하얀 구름이 굼실굼실 용으로 변할지도 모릅니다. 수업 시간에도, 쉬는 시간에도 아이의 눈은 자꾸만 구름산을 향합니다. “저 산에 가 봤어?” 아이의 질문에 친구들은 저마다 산에 대해 떠들어 댑니다. 커다란 탱크 바위 위에서는 팔뚝만 한 뱀이 튀어나오고, 약수터 옆 팔각정에는 눈 없는 귀신이 살고, 산꼭대기에는 사람을 한 입에 꿀꺽 삼키는 커다란 동굴이 있다나요. 그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수업이 끝나고 다 같이 산에 가서 확인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부슬부슬 비가 오는 운동장에 나온 건 아이뿐입니다. 엄마가 못 가게 해서, 등산화가 없어서…… 모두 겁쟁이처럼 핑계를 대며 나타나지 않았거든요. 이런 날은 아무 때나 오지 않는데 말예요. 오늘이 아니면 언제 또 구름산을 볼지 모릅니다. ‘좋아, 나 혼자 갈 거야!’ 마침내 아이는 구름산을 향해 성큼 나아갑니다.
[구름산]은 마음의 이끌림에 따라 두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며 자라나는, 아이들의 마법 같은 성장의 한 페이지를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온종일 구름산에 푹 빠져 있으면서도 갈까, 가지 말까,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아이의 모습이 어쩐지 낯익지 않나요? 미지를 향한 끌림과 설렘, 두려움이 뒤섞인 이 내면의 갈등은 너른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니까요.
사실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은 대부분 구체적인 현실이 아닌 상상에 뿌리를 두고 자라납니다. 막상 산에 올라가 보니 아이는 팔뚝만 한 뱀도, 팔각정 귀신도, 사람을 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