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결혼 생활을 할 것인가?
결혼을 배운 적 없는 사람들을 위한 결혼에 대한 사회심리학적 고찰
소설 《안나 카레니나》에서 레프 톨스토이는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다’고 했지만, 사실 행복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행복하다. 자아실현이 최상의 욕구가 된 개인들이 꾸리는 가정이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할 수는 없다. 이 사실은 결혼에 대해 회의감을 가지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비슷한 무언가를 준다.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을 추구함과 동시에 부부가 함께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개인이 최우선인 시대에 이 책은 결혼에 대한 신선한 영감을 준다. 결혼이 생존을 위한 수단처럼 여겨지던 시대와 달리 지금은 다수를 따라가고 싶은 마음보다 나만의 개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커진 사람들이 현대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서 각자만의 행복으로 결혼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우리나라에는 인생의 중요한 대소사 중 하나인 결혼을 인문학점 관점에서 제대로 파헤친 책이 흔하지 않다. 당장 실전에 도입할 수 있는 자녀 양육서, 부부 교육서, 종교적인 관점에서 본 결혼을 이야기하는 종교 관련 서적이 대부분이다. 결혼은 종교적으로도 정말 중요한 제도이자 행사이지만, 결혼에 대해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 적이 있는 모든 사람에게 인생의 전환점을 제시하는 중차대한 경험이다. 그런 점에서 《괜찮은 결혼》의 번역 출간은 꽤 반갑다. 미국의 결혼에 대해 포괄적 고찰을 담고 있지만, 한국 사회 또한 결혼, 동거, 출산, 이혼 등의 측면에서 미국 사회가 겪은 것과 같은 변화를 아주 압축적으로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괜찮은 결혼》에서 그리는 결혼은 한국 사회가 이미 마주하고 있는, 혹은 마주하게 될 결혼의 의미와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괜찮은 결혼》이 정말 괜찮은 이유는 다양한데, 무엇보다도 전형적인 인문사회과학 도서임에도 (주석이 매우 많다 전혀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다는 점이다. 저자는 영화와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