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맞바꾼 회중시계 : 김구와 윤봉길의 독립운동 이야기 - 토토 역사 속의 만남
저자 김남중
출판사 토토북
출판일 2020-08-15
정가 12,000원
ISBN 9788964964217
수량
노인과 소년
폭탄을 만드는 사람들
청년의 길
노인의 길
마지막 밤
지하에서 만납시다
목숨의 대가
나의 소원

깊이 보는 역사-독립운동 이야기
작가의 말
참고한 책
본문 중에서

“여긴 아이들 놀이터가 아니다.”
“알아요. 저도 애들이 없으니까 여기 온 거예요.”
뜻밖의 대답에 노인은 잠깐 말문이 막혔다. 소년이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말을 이었다.
“해 질 때까지만 숨어 있으려고 했단 말이에요.”
“무슨 장난을 치려고 여기 숨어 있어?”
노인의 목소리가 커지자 소년의 목소리도 따라서 커졌다.
“장난 아니에요. 덕술이가 저만 보면 괴롭힌다니까요. 오늘도 덕술이한테 맞았다고요.”
소년의 목소리는 끝이 떨렸다. 노인은 소년의 상처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 것 같았다.
“그 애가 왜 그러는 거냐?”
“몰라요.”
“이유를 모르면 계속 당할 텐데?”
“알아도 당할 거예요. 나는 싸움을 못하니까.”
“그건 모르지. 이유를 알면 싸우는 방법도 달라지는 거다.”
노인의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소년은 자기도 모르게 노인을 쳐다보았다.

- 본문 10~11p 중에서


김구는 윤봉길의 가슴에 한인 애국단 선서문을 붙여 주었다. 윤봉길이 직접 쓰고 읽은 선서문이었다. 잠시 뭔가를 생각하던 김구가 책상 서랍을 열더니 권총과 수류탄을 꺼냈다.
“이걸 들고 찍으면 윤 동지의 뜻이 더 분명하게 보일 것 같소.”
윤봉길은 김구가 건네주는 권총을 오른손에 들고 수류탄을 왼손에 들었다. 사진사가 윤봉길에게 농담을 건넸다.
“두 분이 안 친하신가요? 같이 찍을 때보다 혼자 찍을 때가 얼굴이 더 밝네요.”
윤봉길은 권총의 총구가 사진사를 향하지 않도록 권총을 살짝 옆으로 돌렸다. 수류탄도 잘 보이게 손가락으로 아랫부분만 감싸 들었다. 사진사 뒤에 서 있던 김구가 말했다.
“이 사진이 일본 놈들에겐 공포로, 우리 국민들에게는 자랑스러움으로 남을 거요.”
입술을 꾹 다문 윤봉길의 눈가에 보일 듯 말 듯 웃음이 지나갔다.
“찍습니다. 하나! 둘! 셋!”
윤봉길은 두 눈을 크게 뜨고 카메라를 바라보았다.
찰칵!
카메라 렌즈에서 순간 하얀 점이 보였다가 사라졌다. 윤봉길 자신은 영원히 보지 못할 마지막 사진이 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