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인간, 종의 장벽을 뛰어넘은 우정
남과 북, 분단의 장벽마저 뛰어넘을 수 있을까?
<잎갈나무 숲에서 봄이를 만났다>는 새터민 옥련이가 개마고원에서 아기 반달가슴곰 봄이와 나눈 우정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옥련이와 봄이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엄마를 잃었어요.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어서일까 옥련산에서 우연히 만난 둘은 벌꿀을 훔쳐 먹고 계곡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금세 마음이 통하는 ‘동무’가 됩니다. 그리고 생사를 오가는 순간을 함께 이겨내며 더욱 돈독해지지요. 하지만 옥련이는 이제 꿈속에서만 봄이를 만날 수 있습니다. 둘 사이에는 분단의 장벽이 단단하게 놓여 있기 때문이에요. 언제쯤 옥련이는 봄이를 만나 하루 종일 놀고 그다음 날 또 놀 수 있을까요? 그날이 과연 오기는 할까요?
동물과 인간, 종의 장벽을 뛰어넘은 옥련이와 봄이의 우정 이야기는 어느덧 아득한 단어가 되어 버린 통일, 두 글자의 간절함마저 되새기게 합니다.
얼지 않는 피를 가진 담자리꽃나무처럼
옥련이와 봄이의 강인한 생명력
“옥련이래 아매 말 명심하라. 홍옥련이도 담자리꽃나무처럼 몸속에 얼지 않는 피가 흐른다.” 할머니는 한겨울에도 죽지 않는 담자리꽃나무를 보고 옥련이에게 말했어요. 죽지 말라고.
“봄아 죽지 마. 죽더라도 늙어서 죽어야 해. 그거 하나만 약속하자.” 이제 곧 개마고원을 떠나야 하는 옥련이도 봄이에게 말했어요. 죽지 말고 다시 만나자고.
<잎갈나무 숲에서 봄이를 만났다>에는 옥련이와 봄이의 강인한 생명력이 넘쳐흐릅니다. 봄이를 위해 사냥꾼과 당당히 맞서 싸우고, 그리운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어둡고 깊은 두만강을 건넌 옥련이. 이제 봄이와 할머니를 다시 만날 날을 그리며 묵묵하게 내일을 그리는 옥련이를 통해 독자는 오늘을 살아가는 힘을 얻습니다. 낯선 세상에서 만날 수 없는 이를 그리며 살아가는 옥련이의 아픔까지 함께 나누다 보면 우리의 세계는 조금 더 강하고 따뜻해져 있을 것입니다.
개마고원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거닐다
<잎갈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