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빛나는 철학적 문장!
도올 김용옥 대학교 3학년 때 <중용>의 한 구절에 감동하여 강의실에서 눈물을 흘린 이후 동양철학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이 구절입니다.
載華嶽而不重재화악이불중, (땅의 드넓은 덕성은거대한 산을 등에 업고도 무거운 줄을 모르며,
振河海而不洩진하해이불설, 황하와 황해를 가슴에 품었어도 그것이 샐 줄을 모르는 구나!
萬物載焉만물재언. 만물을 싣는도다!
─ <중용>26장
중국 송나라 시대 주자학을 완성한 주희 역시, 14살에 부친이 돌아가신 뒤 남의 집에 얹혀살아야 했던 어느 때에 접하게 된 <중용>의 한 구절에 감화되어 이후 학문에 분발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人一能之인일능지, 己百之기백지; 남이 한 번에 능하거든 나는 백 번을 하며,
人十能之인십능지, 己千之기천지. 남이 열 번에 능하거든 나는 천 번을 한다.
─ <중용>20장
큰 인물이 되려면 우선 큰 스승을 만나야 하지만 또한 자신의 인생을 바꾸는 한 문장과도 만나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이처럼 <중용>은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빛나는 문장들로 가득한 놀라운 철학적 운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