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문장들과 싱그러운 그림으로 그려 낸
언제라도 행복해지는 이야기
싱그럽고 포근한 봄과 꼭 닮은 그림책이 출간되었습니다. 독자들의 마음에 오래 머무는 자국을 남겨 온 윤여림 그리고 김지안 작가의 신작 <괜찮아, 천천히 도마뱀>입니다. 무엇이든 천천히 하는 ‘천천히 도마뱀’부터 나중에 할 일도 미리 해치워야 하는 ‘종종종 작은 새’, 힘도 화도 불끈 솟는 ‘불끈불끈 코끼리’, 꾀 많고 날쌘 ‘빠릿빠릿 토끼’ 그리고 언제 어디서든 장난을 치는 ‘깔깔 원숭이’까지…. 저마다의 개성이 뚜렷한 동물 친구들이 등장하는 이 그림책은 갓 구운 사과 파이처럼 마음 가득 행복해지는 이야기를 선사합니다. 천천히 도마뱀을 따라 천천히 책장을 넘기다 보면, 가지각색 친구들이 서로에게 의지하여 펼쳐 내는 빛나는 우정의 순간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 길목에서 우리는 나의 빛나는 부분을 발견하게 하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게 하며 끝내 우리가 딛고 있는 삶을 사랑하게 하는 건 나와 일상을 함께 보내는 존재들이라는 소중한 사실도 만나게 되지요. 작가 윤여림만의 건강한 세계관과 다정한 문장들 그리고 작가 김지안만의 사랑스럽고도 싱그러운 이미지의 합이 특별히 그림책이라는 장르와 맞물렸을 때의 반응열, 그 가장 포근한 온도를 느끼게 하는 작품입니다.
저마다의 빛깔로 단단하게 윤이 나는 아이들
천천히 도마뱀은 제 이름처럼 무엇이든 천천히 합니다. 그래서 보는 것도 많고, 듣는 것도 많고, 친구들 도와줄 시간도 많지요. 천천히 도마뱀은 무슨 일이든 바로 끝내 버려야 직성이 풀리는 작은 새가 초조해할 때 향긋한 꽃차 한 잔을 건네고, 자꾸만 불끈불끈 화가 치솟는 코끼리에게 구름이 천천히 움직이는 걸 보는 게 얼마나 멋진 일인지 알려 줍니다. 친구들은 천천히 도마뱀과 함께하면 불안하고 화났던 마음이 ‘천천히’ 가라앉고 힘이 ‘천천히’ 솟아나는 걸 느낍니다. 물론, 천천히 도마뱀이 있어서 친구들만 다행인 건 아닙니다. 천천히 도마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