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지 않는 바람이 일깨우는 자고 있던 감각과 감성!
옛날 사람들에게 가장 추운 바람은 ‘황소바람’이었다고 해요. 한겨울 문풍지 문틈으로 스며들어오는 바람에 덜덜 떨며 밤을 보내야만 했죠. 실제로 바람은 속력이 빨라지면 더욱 강해지기 때문에 활짝 열린 창으로 부는 바람보다 바늘구멍으로 부는 바람이 더 춥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시인은 속담에서 소재를 과감히 받아들여 신선한 발상으로 ‘황소바람’을 절묘하게 표현했습니다. 바람이 얼마나 빠른지, 얼마나 큰지, 얼마나 힘이 센지… 북극곰과 황소와 같이 우리에게 익숙한 동물과 비교해 실체를 가늠하게 하죠. 여기에 바람의 움직임을 세밀히 담은 그림이 더해져 책장마다 바람이 와 닿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이 책은 바람을 따라 글 자리도 움직입니다. 바람처럼 흔들리고 펄럭이고 출렁이는 글들이 바람의 움직임을 더욱더 시각적으로 보여 주지요. 그래서 주변의 사물이 바람과 만날 때 일어나는 광경을 세세히 관찰하고 떠올리게 합니다. 책을 보는 사이 바람에서 자연으로, 세상으로 관심의 폭이 넓어지며 감성도 톡톡 살아나게 될 것입니다.
* 글과 그림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도록 하는 황소와 바람!
얼음 나라에서 눈보라보다 빨리 달려온 걸 보면 바람은 북극곰보다 빠른 거 같아요. 바늘구멍으로 덮치는 황소 떼를 보면 힘도 무척 세고요. 꼭 방 안으로 뛰어드는 걸 보면 고집도 엄청나지요. 그런 황소바람을 누가 막을 수 있을까요?
《황소바람》은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흘러갑니다. 아이가 문구멍에 코딱지를 붙였더니, 황소가 그만 무릎을 퍽 꿇고 말지요. 어린이의 순수함, 담대한 상상력이 유쾌한 웃음을 자아내는 동시에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안깁니다. 어린 영웅이 자연에 맞서고, 힘의 속성을 비트는 이 장면에 이 책의 묘미가 숨어 있지요.
이것은 색다른 시선과 마음으로 사람과 자연,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좋은 계기가 됩니다. 자연의 거대한 힘 앞에서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지만, 또 때에 따라서는 가장 여린 인간이 자연과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