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발랄한 질문이
고정관념, 편견, 정형화된 성 역할과 이미지를 흔들어요
사서 선생님이 들려주는 동화 속 주인공 조에 공주는 우리에게 익숙한 공주와 여러모로 다릅니다. 파도처럼 물결치는 금발 대신 사방으로 뻗친 곱슬머리가 항상 헝클어져 있습니다. 레이스 달린 드레스가 아닌 파자마 차림으로 파티에 나타나 우아한 왈츠 대신 ‘치키치키’ 리듬에 맞춰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춥니다. 게다가 반짝이는 뾰족구두도 신지 않고 맨발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온 공주와 왕자는 이 모습에 모두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듣는 아이들과 도서관 야옹이는 이 모든 것이 왜 문제가 되냐고 되묻습니다. 조에 공주도 자유분방한 자신의 머리가 좋은데 왜 왕과 왕비가 골칫거리로 여기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조에 공주처럼 나는 괜찮은데 다른 사람들이 고정관념에 따라 문제로 삼는 일은 일상에서도 자주 벌어집니다. 특별히 오랫동안 정형화된 성 역할과 이미지는 세상의 변화와는 무관하게 동화 속에서도, 우리 생활에서도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아이들이 동화 속 ‘공주’라는 특정 신분, 나이, 성 역할과 이미지를 향해 던지는 질문은 실제 세상을 향해 던지는 질문으로 들립니다.
19세기 이후에야 여성이 대학에 갈 수 있었어. 정말 엄청난 변화였지. 하지만 동화 속 세상은 현실보다 훨씬 느리게 변한단다. 동화 속 세상이 변하려면, 아마도 어른들의 생각이 훨씬 더 많이 바뀌어야 할 거야. _ 본문 32쪽
아이들의 질문! 멈추게 하지 마세요!
『공주면 어때? 난 치키치키 춤을 출 테야!』는 책을 읽을 때 어른과 아이의 시간 체감이 얼마나 다른지, 관심사는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이야기를 전달하려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어떻게 교감할 수 있는지를 자연스레 되돌아보게 합니다. 또 이 책의 사서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는 어른, ‘나’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야기의 흐름이 끊기고 시간이 지연될까 봐 아이들에게 질문을 자제해 달라고 하는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