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도시를 알고 있나요?
지금부터 세상 가장 낯설고 마법 같은 도시로
여러분을 초대할게요
모자 도시를 알고 있나요? 그래요, 당연히 모르겠죠. 모자 도시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는 도시가 아니에요. 그러니 모자 도시를 본 적이 없겠지요. 아마 그런 도시가 있다는 것도 몰랐을 거예요. 모자 도시를 보려면, 조건이 몇 가지 갖추어져야 해요. 달빛을 스치는 바람을 맞으며 낡은 입체경을 들여다보아야 하거든요. 그러면 모습을 드러낸답니다. 시간은 멈춘 듯하고, 사람들은 공중을 날아다니고, 세찬 바람이 구석구석 모든 것을 날려 버리는 그곳. 드넓은 바다 한가운데에 웅장하지만 위아래가 바뀐 듯 거꾸로 솟아 위태로워 보이는 모자 도시가 말이에요.
맞아요, 이곳 모자 도시는 바람이 많이 부는 바람의 도시예요. 바람이 어떤 기억이든 훨훨 날려 보내고, 생각을 얼키설키 헝클어뜨리고, 추억마저 남김없이 쓸어가 버리지요. 세찬 바람이 모든 것을 앗아 가도 모자 도시 사람들은 별다르게 신경 쓰지 않아요. 오히려 바람에 소중한 편지를 맡기고, 심지어는 몸까지 내맡기고 이 동네에서 저 동네로 옮겨 다닐 정도예요. 바람에 모든 걸 맡기는 모자 도시 사람들이지만, 잃어버리지 않으려 애쓰는 게 딱 하나 있어요. 그건 당연히 모자예요. 여긴 모자 도시니까요.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지 몰라요. 바람에 휩쓸려 날아가 버리기 가장 좋은 모자를 그렇게나 지키고 싶어 한다니요.
이탈리아 작가인 안토니오 보난노의 그림책 『모자 도시』는 환상적이고 신비로운 공간인 ‘모자 도시’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이탈리아 일러스트레이터협회의 2019 출판 부문 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작가는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의상과 장식을 깊이 있게 연구하여 현실에서 벗어난 낯선 도시를 만들어 냈습니다. 마치 입체경으로 유럽의 과거 사진을 보는 듯 고풍스러운 매력이 넘치는 그림은 독자의 마음속에 스며들어 마치 빅토리아 시대 런던의 거리를 여행하는 듯 느끼게 합니다. 세상 가장 특이하고 신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