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언을 살려 준 거야 당연히 고마워요. 그런데도 선뜻 고맙다는 말을 못 하겠어요. 뭐가 뭔지……. 전쟁이 뭔지…….”
-148쪽
전쟁터에서 만난 열두 살 아이와 한국군 이야기
남베트남 정부와 남베트남 민족 해방 전선의 싸움이 한창일 때, 뚜언네 마을에 한국군이 왔다. 정글을 폭격하고, 마을을 불태우고, 사람들을 잡아가는 미군을 도우러 베트남에 왔단다. 구호 물품도 주고, 추수도 도와주고, 다리도 놓아 주고, 병도 고쳐 주지만 어른들은 한국군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이 상황이 알쏭달쏭한 뚜언에게 한국군 김수동 병장이 다가온다. 고향에 있는 동생들과 닮았다고 뚜언과 하이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킴쑤동 아저씨. 이후에도 뚜언과 김수동 병장은 몇 차례 인사를 건네고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군을 멀리하라는 친구 쩌우의 말에도 뚜언은 킴쑤동 아저씨에게 자꾸 마음이 간다. 그러던 중 할아버지 생신이 다가오고, 뚜언은 인사를 드리러 간 큰집 마을에서 참혹한 광경을 마주한다. 쑥대밭이 된 큰집에서 살아남은 고모는 큰집 마을을 이렇게 만든 게 한국군이라고 말한다. 뚜언은 혼란스럽다. 킴쑤동 아저씨도 거기 있었을까? 그렇게 다정했던 킴쑤동 아저씨가 정말 마을을 불태우고, 사람들을 죽인 것일까? 《사이공 하늘 아래》에서 전쟁이 일어난 나라의 어린이인 뚜언과 파병군으로 전쟁터를 찾은 김수동 병장의 이야기를 만나 보자.
“어떤 전쟁이든 가장 큰 피해자는 전쟁이 일어난 나라의 어린이이므로, 뚜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야기를 끌고 나갔어요. …이 책 《사이공 하늘 아래》를 읽으면서 베트남 전쟁을 여러분이 잘 알게 되고, 우리나라와 베트남의 관계에 대해서도 보다 깊이 생각해 본다면 좋겠어요. 아울러 우리나라와 베트남이 지난날의 아픔과 상처를 잘 극복하고 손잡고 나아 가는 아름다운 사이가 되기를 바라 봅니다.”
-작가의 말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