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의 말 | 작년 여름에 사귄 두점박이사슴벌레 집에 또 놀러 가야지
먼물깍
비파나무 편지
병귤나무
비 오는 날
청수리에서
오목눈이 일기
길 잃은 새
거북손
석주명 기념비 앞에서
산개벚나무
산기슭
귀뚜라미
발자국의 밤
초록색 나뭇잎을 비늘처럼 매달고
너의 이름은
피막이풀
은하수를 끌어당기는 한라산
두점박이사슴벌레 집에 가면
펭귄
달팽이 지름길
나의 망원경
오늘은
산새 학교
메뚜기 종이접기
쇠똥구리 아빠
삼양 구름
5월 21일
울진 숨비기꽃
한라솜다리
국수나무 식당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재수 좋은 족제비
선작지왓 귀룽나무
삼달리 여름가게
제주도 마을
성탄제
비파나무의 집
물감 상자를 열면
바닷게 학교
남방큰돌고래
삼촌 생각
조랑말
나뭇잎배
내 방이 생기면
바람은 어디에서 불어오는 걸까
겨울눈
모레 토요일에는 기찬이가 우리 집에 온다
제주도롱뇽
보호색
산새는 1학년
이끼의 세계
연못에 사는 거북이
숨은물뱅듸
탐험 개
귀 기울이면
내일은 나도 몰라요
곶자왈
| 산문 |
곶자왈에 두점박이사슴벌레가 살아요
아침 솜반천에서 만난 새
무슨 새일까?
궁금해서 펼쳐본
제주야생동물도감.
부리, 배,
깃털의 색깔
무늬까지 자세히 봐야 알 수 있겠네.
다음에 만나면 더 자세히
봐야겠네.
- 「너의 이름은」 전문
환상적이고 다채로운 제주 풍경 속으로
떠나는 여정
동시집을 따라가다 보면 제주의 경이롭고도 환상적인 풍경들을 다채롭게 만나볼 수 있다. 산수국에 앉아 있는 반딧불이, 귤밭에서 헤엄치는 초록색 물고기, 별이 내려앉은 것처럼 기름진 밭인 벨진밧, 그리고 두점박이사슴벌레까지. 제주도 곳곳을 누비며 목격한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녹아든 동시는 온몸의 감각을 자극한다. 시각적 상상을 자극하는 시집인 만큼 그에 어울리는 찬란한 색채를 활용한 박들 작가의 그림 또한 독자가 상상을 펼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동시집을 읽으면 제주도에 가고 싶을 거예요. 가게 되면 두점박이사슴벌레 버스를 꼭 타보세요.
정류장 이름이 멋진 곳으로 달리거든요. 먼물깍, 비파나무 편지, 병귤나무…. 종점인 곶자왈에 도착하면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 어디인지 생각해 보세요. 그곳은 내 마음이 내린 곳이거든요. 제 마음이 내린 곳은 어디냐고요? 너무 많아서 버스를 다시 탔어요. 이번엔 곶자왈부터 거꾸로 달리네요.
- 이장근(시인
사라져 가는 집과 터전을
환히 비추는 동시집
곶자왈을 터전으로 삼은 무수한 존재들이 있다. 그중 두점박이사슴벌레는 멸종위기 야생동물로 우리나라에서는 곶자왈에서만 발견된다. 그리고 두점박이사슴벌레는 제주도 사람들과 닮았다. 제주 사람들이 쓰는 제주어와 두점박이사슴벌레 모두 멸종 위기에 놓인 지금, 이번 동시집에서는 현재 누군가 머물고 있음에도 사라져가는 집과 터전을 환히 비춘다.
제주라는 장소가 관광지로만 부각되어 소모될 때, 제주의 자연 그곳을 집으로 삼은 생명들의 삶은 소외되고 만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시인이 보여주는 풍경을 보면, 저마다 고향의 원풍경을 그리며 제주가 품은 고유의 감각을 맛보게 될 것이다.
점 하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