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자본주위와 삶의 방향
1. 자본주의와 욕망
- 풍요속의 빈곤
2. 자본주의 구조와 개인의 실존
- 벌레와 루저 문화
3. 어떻게 살 것인가?
- 가치의 지향에 따라 달라지는 행복
4. 삶과 죽음, 인간의 불완전성
- 종교와 삶, 무엇이 거짓일까
Ⅱ. 개인과 사회
5. 개인에게 사회와 공동체는 무엇인가?
- 사회 실재론과 명목론
6. 인간은 법 없이 살 수 없을까?
- 자율과 타율
7. 부조리한 사회와 주체적인 개인
- 성실한 독일 시민, ‘악의 화신(化身’ 나치
8. 법과 인간의 존엄성
- 형식적 법치주의와 실질적 법치주의
Ⅲ. 문화 변동과 동서양의 만남
9. 평등한 문화 교류는 가능할까?
- 샐러드 볼과 용광로
10. 문화 융합과 혼종
- 문화 변동에 작용하는 힘의 논리
11. 오리엔탈리즘
- 욕하면서 배운다.
12. 이성과 합리성의 시대
- 무인도에 상륙한 로빈슨 크루소의 발자국
13. 인간과 자연
- 디지털과 아날로그
Ⅳ. 인간과 경제 기구
14. 전통 경제, 시장을 둘러싼 두 개의 손
- 애덤스미스와 케인즈
15. 경쟁의 모순과 상호 신뢰의 가치
- 뷰티플 마인드
16. 빈부 격차의 진단과 처방
- 기능론과 갈등론
17. 보수와 진보
- 시장 경제를 보는 상반된 시각
Ⅴ. 급변하는 현대 사회
18. 정치, 이상과 현실
- 진흙탕에 발을 딛고, 별을 헤아리다.
19. 대중은 정치, 경제, 문화의 주체인가, 객체인가?
- 집단 지성과 광기
20. 기술과 사회적 욕구
- 닭이 먼저인가, 계란이 먼저인가?
21. 정보 기술(IT의 혁명시대
- 경계가 허물어진 삶, 그리고 SNS(Social Network Service
Ⅵ. 언어와 지식, 그리고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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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은 국어 시험과 달라, 미식가가 아니라 요리사를 선별하는 전형이다“
주어진 식재료를 맛보는데 그치지 않고, 그 특성을 파악해 새로운 음식을 조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논술에 걸맞은 문장력을 갖추고 제시문의 논점을 제대로 이해한 뒤, 대학이 요구하는 논증을 전개하는 복합 능력이 요구된다. 그런데 논술은 백일장과 달라, 글솜씨가 당락을 좌우하지는 않는다. 문장력은 음식을 담는 그릇일 뿐이다. 그릇이 투박해도, 음식이 빼어나면 손님은 그릇을 탓하지 않는다. 맞춤법은 그릇의 위생상태 정도에 해당한다.
훌륭한 요리사의 첫 번째 조건은 손님의 주문을 정확하게 알아들어야 한다. 그리고 주어진 재료의 특성과 이들이 서로 어울리는 과정에서 어떤 맛으로 변하게 될지를 예측해야 한다. 그런데 적지 않은 요리사들은 어떤 메뉴인지조차 알아듣지 못하고 설탕과 소금조차 혼동한 채 조리를 시작한다. 주방은 넓고 혼란스러우며 재료는 무한하기 때문이다. 몇몇 메뉴의 표준 레시피만을 달달 외운다고 좋은 요리사가 될 수 없다. 손님이 어떤 요리를 주문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다양한 인문학의 대표적인 식재료를 맛보고, 스스로 이를 버무리고 가열해서 요리해보는 상상력의 확장을 위해 기획했다. 모든 인문학 지식을 알 수는 없지만, 어떤 인문학 지식에도 모든 인문학의 고민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해 스스로 사색해 본 적이 없다면, 읽어도 읽을 수 없다. 지문을 읽고도 엉뚱한 이야기를 서술하는 이유다.
인문학은 수학과 달라, 정답이 없다. 세상에 최고의 요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손님의 식성과 주어진 재료에 따른, 그때그때 최선의 요리만이 있을 뿐이다. 인문학에는 삶과 세상에 대한 인간의 풀리지 않는 고민이 녹아있고, 대학은 인문학의 궁극적 목표인 ‘글쓰기’를 위한 치열한 지적 사색을, 지난 25년여 동안 물어왔다. 이 책에는 “인문학에 답이 없다”는 명제를 제외하고는 어떤 정답도 수록하지 않았다. 사실 이 명제조차 자기모순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