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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죽음 : 지속의 사라짐 - 배반인문학
저자 최은주
출판사 은행나무
출판일 2021-09-13
정가 9,900원
ISBN 9791167370655
수량
들어가며 죽음을 넘어서게, 두렵지 않게
금지된 죽음
삶의 법칙
죽음을 넘어서

1장 죽음과 예술
위험한 턱
망가뜨린 죽음
삶을 위한 타협

2장 죽음 의식
버림과 비움의 시간
뜻밖에 얻은 기쁨

3장 죽음 곁의 삶
친숙한 죽음
보이지 않는 죽음
홀로 맞이하는 죽음
죽어도 좋아

4장 타인의 죽음
이카로스의 죽음
이카로스를 돌아본다는 것
한나의 물음
타인의 얼굴

5장 나의 죽음
결코 멈출 수 없는 것
위대한 유산
영원한 삶, 현재
인명 설명

참고문헌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것은 삶일까, 죽음일까?

하루가 다르게 몸이 굳고, 주름이 늘고, 탄력은 없어진다. 우리는 그렇게 매일 조금씩 죽어간다. 우리는 우리와 바로 붙어 있는 우리의 ‘육체’를 통해 예정된 죽음을 감지한다. 그렇다면 우리 앞에 가로놓여 있는 것은 삶일까, 죽음일까? “어차피 내려올 걸 산에는 왜 올라가?”라는 뭇 사람들의 조소처럼, “그래봐야 죽을 걸 뭣하러 애쓰냐”는 허무주의가 작동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은 죽음을 ‘무’가 아닌 삶의 핵심으로 삼을 수 있다 말하고 있다. 우리는 오히려 날마다 죽어가고 있다는 인식을 통해 순간순간 삶을 날카롭게 인식하게 된다. 이것은 죽음의 부정적 측면이 아니라 삶의 이면인 죽음이 주는 삶에 대한 효과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조르주 바타유는 ‘죽음 없이는 우리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죽음은 우리 삶에 대한 극한의 설정으로, 죽음 없이 무한정 살아간다면 삶의 가치나 의미는 중립화되고 삶은 생동감을 잃어버릴 것이다. ‘죽음’이라는 필연적 사건이 없다면 오히려 우리 삶은 영원한 권태에 빠질 것이다.

죽음의 기능, 삶과의 화해

마르케스의 소설(<물에 빠져 죽은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에서는 연고 없이 죽은 남자를 발견한 동네 사람들이 바지를 만들고 셔츠를 만들어 준다. 이청준의 《축제》에서는 장례의 절차가 살아 있는 사람들이 오랜만에 만나서 벌이는 일종의 잔치임을 보여 주고, 정서적으로 사람들을 결합시킨다. 오열하기도 하고 곡을 하기도 하지만 웃기도 하고 떠들기도 하고 욕을 하기도 한다. 영화 <엘리자베스타운>에서는 남겨진 아내가 남편의 죽음을 생각하며, 그의 사랑을 기리기 위해 춤을 배우고 코미디를 배운다. 저자는 바로 이것이 애도라 말한다. 죽은 이의 사랑을 자신의 지속되는 삶으로 이어 가는 것, 아끼던 이의 죽음에 대한 자기 인식을 통해 비로소 자기 삶을 다시 맞는 것―이것이 죽음의 기능이자 의미이다.

삶을 살아내는 것’이 바로 ‘죽음’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