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피츠버그 그리고 책·김용택 / 「안개」에서 「빈집」까지―기형도의 시 두 편·정끝별 / 백석의 「고향」을 읽던 무렵·손택수 /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백석의 「흰 바람벽이 있어」·안상학 / 자작나무의 눈부신 살갗―백석의 「백화」·안도현 / 시인은 멀기만 했다―백석의 「여승」·유용주 / 돌멩이와 대화하는 법―쉼보르스카의 「돌과의 대화」·나희덕 / 우주적 윙크―쉼보르스카의 「단어를 찾아서」·김언희 / 김종삼의 재발견·이시영 / ‘물길’이 데려다준 곳―이시영의 「물길」·고증식 / 해석의 재미를 알게 해준 「백록담」―정지용의 「백록담」·이대흠 / 사랑과 토마토와 물거품과 장미를 노래하라―자카리아의 「접시」·손세실리아 / 나를 버티게 해준 시―윤동주의 「서시」·박두규 / 저 광대한 우주 어디에서 불어왔는가―윤동주의 「서시」·유강희 / 나의 절망은 검은 밤처럼 깊어라―휴즈의 「할렘강 환상곡」·천양희 / 얼마나 끙끙거리고 있는가―천양희의 「시인이 되려면」·박성우 / 내 영혼 속에서 뭔가가 시작되고 있었어―네루다의 「시가 내게로 왔다」·김영춘 / 가난한 시인의 보람―천상병의 「나의 가난은」·장철문 / 쓸쓸하던 사춘기의 어느 날―주요한의 「빗소리」·김사인 / 나 자신의 노래를 부르라―휘트먼의 「나 자신의 노래」·김해자 / 신석정 시인의 무덤을 찾아서·이동순 / 어머니, 눈물, 사투리―조태일의 「어머니 곁에서」·강형철 / 아름답고, 슬프고, 새로운―정양의 「내 살던 뒤안에」·최동현 / 삶의 진정성과 역사의 생명력―정양의 「내 살던 뒤안에」·이병초 /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한용운의 「알 수 없어요」·박태건 / 깨달음과 발견의 시학―한용운의 「당신을 보았습니다」·정희성 / 사랑이 있는 풍경―한용운의 「나룻배와 행인」·이정록 / 시의 회화성의 매력―김광균의 「추일서정」·이하석 / 흑백영화 속의 시―워즈워스와 까비르·박남준 / 시, 서툰 것들의 환한 환생―박남준의 「흰 부추꽃으로」·문신 / 첼로의 생각―김영태의 「첼로」·송재학 / 무던하게 그윽한 사랑―정화진의 「그윽한
내 마음 속 시인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 시를 읽고 나는 시인이 되었네』의 첫머리에는 ‘섬진강 시인’으로 유명한 김용택 시인의 자작시와 산문이 자리한다.
안녕, 아빠. / 지금 나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어. / 마치 시 같다. / 버스를 기다리고 서 있는 모습이 / 한 그루의 나무 같다. / 잔디와 나무가 있는 집들은 멀리 있고, / 햇살과 바람과 하얀 낮달이 네 마음속을 지나는 / 소리가 들린다. / 한 그루의 나무가 세상에 서 있기까지 /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잃고 또 잊어야 하는지
―김용택, 「안녕, 피츠버그 그리고 책」 부분
김용택 시인은 딸이 보낸 편지에서 이 시의 영감을 얻었다고 하면서, “나는 이 시를 읽을 때마다 가슴이 떨린다. 나의 시적 사상과 철학과 넓이의 지평을 넓혀갈 수 있는 가능이 담겨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이 시로 시인의 길에 들어섰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시인으로서 부끄러움을 다소 씻을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요절한 기형도 시인에 대한 추억을 1980년대 신촌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문청들의 모습과 함께 생생하게 복원해낸 정끝별 시인의 글은 기형도를 추모하는 이들에게는 소중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기형도 시인의 “「빈집」을 처음 읽으면서 느꼈던 그 싸한 느낌과 이후의 경험은 딸깍, 하고 시의 자물쇠가 하나 더 풀리게 했다. 시를 보는 눈에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고 시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 문장들이 고였다.”는 말로 기형도 시인에 대한 고마움과 그리움을 표현한다.
시인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시인은 백석이었다. 손택수, 안상학, 안도현, 유용주 등 4명의 시인이 백석과 자신의 인연을 소개한다. 안도현 시인은 “그동안 시를 쓰면서 백석의 어투, 시어는 물론 시를 전개하고 마무리 짓는 방식과 세계에 반응하는 시인으로서의 태도까지 닮아보려고 전전긍긍했다. 백석 이외에 또 다른 시의 전범이 내게 있을 리 없었다. 때로 백석의 시에 지나치게 경도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두려울 때도 있었다.”고 하면서 백석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