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음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났습니다
우리가 함께한 시간 속으로
우리에게 남은 시간 속으로
엄마, 나는 우리가 함께한 시간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날 거예요
예기치 못한 가족의 아픔을 맞게 된 아이. 아이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탈 속에 잠시 묻어두고 환상적인 세계로 여행을 떠난다. 그림책 《우리의 시간》은 아이가 가족과 함께했던 시간을 따라 추억의 조각을 천천히 되짚어 나가는 작품으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소중한 추억들을 회상케 하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이다.
마음속으로 떠난 아이의 여행은 독특함과 신비함이 물씬 서려 있다. 그 여정을 깊숙이 살펴보면 여행 수단부터 여행에서 만난 대상과 소중히 모아 온 물건들까지 모두, 아이의 집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던 것들이다. 아이는 마음속에 고이 간직해 두었던 아름다운 추억들을 따라 신비로운 여행을 떠난 것이다. 아이는 여행 내내 발견한 소중한 시간들을 차곡차곡 모아, 엄마에게 전할 마음을 준비한다. 그러고는 집으로 돌아와, 진짜 본인의 모습으로 엄마를 마주한다.
잊을 수 없는 시간들을 마음 깊숙이 끌어안은 아이는 자신에게 일어난 마음의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스스로 받아들이며 한 층 더 성장해 나간다. 이처럼 씩씩하고 용기 있는 아이의 모습은 앞으로 우리가 인생에서 마주할 수많은 어려움의 순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생각해 보게 만든다.
초현실적으로 구현한 내면세계,
아이와 어른 모두의 신비로운 감각을 이끌어 내다
아이는 기나긴 여정 끝에 물소를 마주하며 여행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슬픔을 탈 속에 감추고 꿋꿋하게 발걸음을 내디뎠지만, 아무래도 어린이가 경험하는 이별은 어른보다 좀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안데르스 홀메르 작가는 아이 마음 한편에 자리 잡았던 두려움을 거대한 물소의 모습으로 형상화했다. 물소와 파이프 또한 아이의 방 안에 있던 피사체이나, 앞서 나온 대상들보다 한층 더 묵직함이 느껴진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물소가 문 파이프는 초현실주의의 대가인 르네 마그리트의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