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꼬리 괴물.”
“야, 어린 사람 괴물.”
괴물은 누구일까요?
‘사람답게 사는 삶은 타자에 눈뜨고 거듭 깨어나는 삶이다. 타자의 이야기가 내 이야기가 되는 순간, 타자는 더 이상 타자가 아니며 대신 우리라는 신기한 집합이 탄생한다.’ 철학자 레비나스의 말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타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기는커녕, 나와 남, 우리와 남을 가르는 행위를 반복하며, 누군가가 어떤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혐오’라는 굴레를 씌워 우리의 경계 바깥으로 밀어내는 데 급급합니다. ??너는 괴물???은 이런 우리의 모습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로, 다양성, 나다움, 공존, 혐오, 차별, 편견 같은 여러 가지 화두를 던집니다.
한쪽은 귀여운 아이, 한쪽은 징그러운 꼬리 괴물. 이 작품의 두 주인공입니다. 아이는 꼬리 괴물을 향해 당연하다는 듯 “징그럽고 무섭다.”고 말하고, 꼬리 괴물은 아이를 향해 “꼬리가 없는 네가 무서워!”라고 말합니다. 한 번도 자신이 징그럽고 무서운 존재일 거라 생각해 본 적 없는 아이는 순간 혼란에 빠집니다. 처음에는 둘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지만, 아이는 곧 꼬리 괴물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되고, 자신에 대한 괴물의 시선을 환기하며 자신의 모습에 대해 의문을 갖습니다. 그리고 꼬리 괴물의 시선으로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게 된 아이는 스스럼없이 꼬리 괴물의 존재를 인정합니다. 이렇게 둘은 서로에 대해 친밀하고 열린 시선을 갖게 되고, 마침내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지요.
작가는 누가 귀엽고 누가 징그러운 건지, 누가 정상이고 누가 비정상인 건지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으면서 그저 담담하게 둘 사이의 관계를 그립니다. 그리고 독자는 ‘꼬리 괴물로 대표되는 꼬리가 있는 존재 vs 사람으로 대표되는 꼬리가 없는 존재, 둘 중 어느 존재가 정상일까?’라는 한 번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던 문제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는 진짜 vs 가짜, 정상 vs 비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