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 오늘은 나
글자새 학교 10 사인펜 정리하기 12 단체 사진을 보는 N 엄마의 눈 13 하윤이 괴구리 14
첫 만남 16 그물 17 까만색 크레파스 18 하얀색 크레파스 19 궁금하다 20 내 귀에 문지기 22
3월, 쉬는 시간 손바닥 23 우리, 사귄다 24 쪽 26
제2부 | 바다의 비밀을 캐 볼 거야
검은콩 수제비 30 바람 부는 날 32 쌩쌩, 쪽쪽 34 갯메꽃 형제 36 봄꽃 37 초승달 38
속솜 ㅈㆍㅁㅈㆍㅁ 할머니 39 아침을 맞는 법 40 말랭이를 먹을 땐 42 반딧불이 43 잠시 안녕 44
제3부 | 빠이, 빠이 손을 흔들었지
말 맛 70 달팽이 할머니 72 아침 초가집 73 앞마당이 넓어졌다 74 시험 76 인어공주 엄마 78
인형이 폴짝 82 슬픔도 소금 같아 84 우산이끼 암그루 86 풍선을 불었다 87
어제 걸었던 길이 부른다 88
제4부 | 펄쩍, 숭어가 뛴다
목욕탕 앞 50 없으니까 없지 두더지 52 책 읽을 때 눈과 입 54 어떤 가위바위보 56
너에게로 가는 길 58 어느 자음의 가출 59 화 푸는 법 60 가시 먹는 법 62 새해맞이 64
그냥 자기만 하는 게 아니야 65 쉼표, 66
해설 | 이안 90
3월과 쉬는 시간과 와글와글 우리들의 손바닥
나는 낯설어야
나는 낯설어 옆에 어색해야
나는 낯설어 옆에 어색해 옆에 솔직히 두려워야
나는 낯설어 옆에 어색해 옆에 솔직히 두려워 옆에 반가워야
나는 낯설어 옆에 어색해 옆에 솔직히 두려워 옆에 반가워 옆에 궁금해야
나는 낯설어 옆에 어색해 옆에 솔직히 두려워 옆에 반가워 옆에 궁금해 옆에 설레어야
나는 기대돼야
우리, 앞으로 잘 지내자
-「첫 만남」 전문
‘자기소개’라는 부제가 달린 시 「첫 만남」을 비롯하여, 살아 있는 아이들의 생명력이 와글와글 육박해 오는 동시들이 우선 우리를 맞이한다. “엄마, 난 그런 애들/ 이해가 안 돼/ 어떻게 그럴 수 있지?// 공부 시간인데/ 막 돌아다니고/ 선생님 말하는데/ 같이 막 떠들어 대고/ 어떻게 그럴 수 있지?” 하고 시치미를 떼는 하윤이는 사실 그 애, 병찬이처럼 “괴굴괴굴/ 폴짝폴짝” “그러고 싶”다(「하윤이 괴구리」. “빨강아, 오늘은 무슨 모자 쓰고 싶니? 파랑 모자? 그래, 그럼. 파랑 모자 써”(「사인펜 정리하기」 하는 민준이의 너그러운 마음씨는 사실 그렇게 존중받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다. “미정이가 읽어 보라며/ 내게 빌려준 책/ 76쪽과 77쪽 사이에 있던,” 쪽지를 두 주 만에 발견하고 꿈만 같은 기분에 빠졌던 어느 날(「쪽지」, “오늘은 나,// 세상에 없는 듯 조용히 있고 싶어”(「까만색 크레파스」 선언하고 검은 장막 뒤로 숨고 싶던 날들이 저편에서 이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서두르지 않을래 날개를 충분히 말리지 않으면 안 되니까
해설을 쓴 이안 시인은 『난 바위 낼게 넌 기운 내』의 세계가 『맨날맨날 착하기는 힘들어』의 시적 주체가 “멀쩡한 길”(「소풍 가는 길에서」과 “오늘 하루 행복”(「민들레꽃의 하루」하기의 울타리를 벗어나는 데서, 그러니까 “내리는 눈을 고요히 바라보다가// 이내 눈밭으로 달려’(「첫 경험」 나가는 자리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과연 시인이 공들여 직조한 그물로 붙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