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장 투기는 어떻게 여성의 일이 되었나
1. 투기는 어떻게 정당화되는가
2. 가정주부에서 ‘투기화된 삶’으로
2장 중산층 여성 주체의 등장
:현모양처에서 주부CEO까지
1. 계획경제의 실현과 현모양처들의 등장
2. 투기의 대중화와 복부인 혐오의 시대
3. 주택 금융화와 주부CEO론의 대두
3장 중산층 모범가족 되기
:내 집 마련에 뛰어든 엄마들
1. 열망의 발생: 주택소유자=중산층 모범가족=보장된 미래
2. 가족의 물적 기반 만들기: 계모임에서 시세차익 획득 까지
3. 투기가 낳은 불안
4장 편법 쓰는 여성, 보수화되는 여성, 팔자 탓하는 여성
1. 내면화된 투기
2. 투기 감각의 학습
3. 투기, 여성이 전담하는 ‘더러운 일’
5장 투기화된 삶, 그리고 딜레마에 빠진 여성들
1. ‘손수 준비한 가족의 미래’라는 역설
2. 거리두기 하는 여성들
에필로그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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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에 뛰어든 ‘집사람들’
한국 도시 중산층의 뼈대를 만들다
‘1장 투기는 어떻게 여성의 일이 되었나’에서는 부동산에 뛰어든 여성들이 자가소유에 기반한 한국 도시 중산층의 형성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분석한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집’은 전통적으로 여성의 소관이었다. 이를 상징하는 단어가 바로 ‘집사람’이라는 호칭이다. 이 말은 집과 여성의 기묘한 관계를 잘 드러낸다. 근대 가족의 성별규범상 여성은 바깥일 하는 남편 대신 집안에서 가사노동을 수행해야 했다. 남편을 내조하고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내는 일 역시 여성의 몫이었다. 하지만 여성의 일은 오랫동안 비가시화되었으며, 아무런 자본이익도 창출하지 못하는 비공식적 실천으로 치부되었다. 가족주의 규범 속에서 아내, 엄마, 딸로서의 여성은 홀로 계급성을 갖거나 자력으로 계급을 성취하기 어려운 구조 속에 놓여 있었다.
그런데 1980년대 초반, 주식시장의 호황과 집값 폭등은 집안에서 열심히 저축만 하던 알뜰주부들의 태도를 변화시켰다. 내 집 마련의 일환으로 시작한 부동산 투자가 엄청난 시세차익을 남긴 사례가 속속 등장했고 이는 ‘좋은 엄마’가 될 뿐만 아니라 ‘버젓한 중산층’ ‘모범가족’의 지위를 굳히는 주요 수단으로 부상했다. 여성들은 강남이나 목동 등 주요 학군과 중산층 지역으로 이주하기 위한 주택실천을 하면서 끊임없이 ‘상급지’ 즉 더 나은 주소를 갈망하는 주택장의 작동 원리를 구성했다. 이들은 남편의 소득을 넘어선 막대한 자본이익을 창출했고, 그 자본력을 바탕으로 가정 내 자율성과 주체성을 획득했다. 결혼제도 속에서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와 살림에 매여 있던 여성들에게 부동산 투자는 한번쯤 접근해볼 만한 계급 창출 수단이자 자신의 사회적 능력을 입증할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가정의 경제관리자인 여성은 부동산투자를 통해 자신과 가정의 물질적 기반을 확립하고 자가소유에 기초한 현대 도시 중산층의 몸에 밴 행동 양식, 즉 투기 아비투스를 형성했다.
사회적 문제로 부상한 투기,
여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