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 상인이 우리 동네에 나타난다면,
미움을 파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요?
겨울 준비로 바쁜 숲에 빈 수레를 끌며 수상한 상인이 나타났습니다. 볼품없는 모습의 고슴도치 상인이 파는 상품은 ‘미움’. 이름만 들어도 매력도 없고 기분 나빠지는 ‘미움’을 누가 사려고 할까? 숲속 동물들은 이 불쌍한 상인이 장사를 못 하고 겨울에 굶지나 않을까 되레 걱정합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고슴도치 상인은 ‘미움’을 파는 데 성공! 고슴도치는 숲에서 가장 좋은 집에 살면서 동물들을 노예처럼 부리며 살게 됩니다.
반면 미움을 사들인 동물들이 서로 원망하고 혐오까지 하면서 숲은 황폐해지다 못해 결국 대형 사고가 일어납니다. 이 사고로 새끼들을 잃을 뻔 하자 비로소 동물들은 도대체 왜 이렇게 되었을까, 무엇이 문제였을까 함께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고슴도치가 판 ‘미움’을 마음속에 받아들인 것이 원인이었음을 깨닫습니다. 하지만 고슴도치가 이미 낌새를 알아채고 도망친 후였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웃 숲에 미움을 파는 고슴도치가 나타났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고슴도치는 이웃 숲에서도 ‘미움’을 파는 데 성공할까요?
고슴도치의 말도 안 되는 거짓말에
왜 모두 속아 넘어갔을까요?
고슴도치는 ‘미움’을 팔기 위해 거짓 정보를 이용합니다. ‘다람쥐 너희들이 떨어뜨린 도토리를 쥐들이 다 훔쳐 가니까 너희가 지금 이렇게 힘든 거야.’ ‘다람쥐들은 너희가 뭘 잘못해서가 아니라, 너희가 단지 쥐라서 미워하는 거야.’ ‘비버 너희가 둥지가 있는 나무를 피해 집을 지을 때, 새들은 두 그루의 나무를 차지하고 둥지를 짓고 있어. 게다가 그들은 땅에 기어 다니는 너희를 열등한 존재로 여기지.’ ‘땅에 사는 동물들이 힘을 모아서 날아다니는 것들을 땅에서 몰아내려고 하는데 알고 있어?’ 등등. 사실 한 번만 의심해 보았더라면, 논리적으로 맞는지 따져 보았더라면, 무엇보다 상대에게 직접 확인해 보았더라면 쉽게 들통날 거짓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모두 고슴도치의 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