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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다시, 오래된 다리를 거닐다 : 역사를 아로새긴 한국의 옛 다리를 찾아서
저자 이영천
출판사 루아크
출판일 2021-09-10
정가 18,500원
ISBN 9791188296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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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1부 옛 다리, 우리 이야기를 찾아서

- 끈끈한 공동체를 하나로 이어주던 추포 노두길
- 단종의 넋을 기리는 주천강 쌍 섶다리
- 물의 섬, 그곳을 지키는 무섬 외나무다리
- 천년의 비밀을 간직한 진천 농다리
- 아름다운 향기로 세상을 취한 경복궁 취향교
- 동쪽 길목에서 꿋꿋하게 살아남은 살곶이다리
- 능원 신장석을 가져다 만든 청계천 광통교
- 한 도시의 영광과 쇠락을 지켜본 강경 미내·원목다리
- 누각을 품은 이채로운 아름다움 태안사 능파각
- 역사의 파도를 과감하게 넘어선 한강 배다리

2부 근현대 다리 속 숨은 역사를 찾아서

- 수탈의 아픔을 간직한 군산 뜬다리부두
- 역사의 버거운 무게를 떠안은 한강철교
- 한강 최초의 인도교 한강대교
- 친일파 투기꾼 때문에 생겨난 공주 금강철교
- 아픔과 탄식, 희망의 다리 부산 영도대교
- 분단의 상흔을 오롯이 품은 철원 승일교
- 노량해전 자리에 부끄럽게 놓인 남해대교
- 무너져내린 한강의 기적 성수대교
- 명량해전 바다에 도박처럼 세워진 진도대교
- 정한으로 빚어낸 미투리 안동 월영교
“하나의 시설물로서 다리가 놓이게 된 사유와 과정, 그 속에 담긴 사연은 모두 제각각이다. 이 책은 다리가 발달되어온 순서대로 숨은 이야기를 찾는 방식으로 전개될 것이다. 때론 삶의 애환을 그릴 것이고, 때론 역사 속에서 저질러진 잘잘못을 말할 것이다. 또는 아쉬운 실수나 하지 말았어야 했던 일을 거론할 것이다. 세세하고 작은 역사가 큰 역사를 대변하는 이야기도 언급할 것이다. 이는 인문학적 관점으로 공학이 빚어낸 다리를 찾아가는 이야기 길이 되어줄 것이고, 함께 건너는 다리가 될 것이다.”_들어가는 말

이 책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옛 다리 위주로 살폈다. 징검다리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정조대왕이 을묘년 화성으로 행행하던 길에 건넌 배다리에서 끝이 난다. 지은이는 우리 고유 풍속은 물론 거대 담론으로까지 이어지는 역사를 간직한 다리의 뒤안길에 눈길을 준다. 그 속에서 우리가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묻는다. 2부에서는 근현대 교량을 찾아간다. 이야기는 이식된 근대가 만들어낸 상처 가득한 다리에서 시작해 가장 최근 지어진 사장교와 현수교를 지나 아름다운 사랑을 간직한 작은 다리에서 끝을 맺는다. 각각의 이야기는 주로 아픈 이면을 들춰낸다. 다리가 선사한 넓고 빠른 길은 필연적으로 지역 발전과 도시 확산으로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파생된 토지자본 이득에 우리 삶과 정신이 어떻게 매몰되었는지 책은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지은이는 다리가 ‘둘 사이의 간극’을 메꾸는 존재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간극을 극복했다는 것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할 때 가능하다고도 말한다. 알량한 권세나 힘으로 다른 이를 짓누르려 할 때 갈등이 생겨나는데, 다리는 그런 질시와 반목을 상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이 책에 실린 이야기, 그 행간에 담긴 메시지가 우리 앞에 놓인 무수한 길 중 최적의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