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시작도 끝도 없는 모험, 『그림 동화』의 인류학
저자 오선민
출판사 봄날의박씨
출판일 2021-08-25
정가 16,000원
ISBN 9791190351911
수량
머리말

프롤로그
1. 동화에는 법칙이 있다
2. 야생의 사고, 공생의 지혜를 구하다
3. 만물을 웃기는 이야기의 힘


1부 우리는 모두 고아다

1. 작은 것들은 트랜스포머
소녀는 울지 않는다 : 「재투성이 아셴푸텔」
누가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푸는가? : 「숲속의 세 난쟁이」

2. 영웅, 죽음의 문턱을 넘어오는 자
왕관의 무게, 죽음의 무게 : 「길가메쉬 서사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 「배낭과 모자와 뿔피리」

3. 하인과 고양이의 양생술
하인은 충성한다, 자연의 법칙에 : 「충성스런 요하네스」
고양이 장화와 숲의 에티카 : 「철의 사나이 한스」, 「장화 신은 고양이」

4. 계모의 편집증과 백설 공주의 분열증
공주와 왕비의 정신병 : 「백설 공주」
유리구두 밑에서 한없이 뻗어나가는 인연


2부 미로의 시련

1. ‘갑자기’ 그리고 ‘어쩌다’의 세계
출발지도 없어, 목적지도 없지 : 「개구리 왕자」
황금보다 귀한 보물, 지금 : 「무서움을 배우려고 길을 떠난 젊은이 이야기」

2. 차이와 반복, 개구리의 영원회귀
끝도 없이 미션이 밀려오네 : 「황금 새」
목적은 없어, 생성만 있지 : 「엄지 동자」

3.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했습니다?
‘행복’, 뜬금없고 재미도 없는 이상한 상황 : 「라푼첼」
소유가 아니라 접속! 어디에도 붙들리지 않는 인연 : 「수수께끼」


3부 아이는 숲에서 자란다

1. 숲, 창발하는 생명터
조심해, 저곳에 식인 할머니가 있어 : 「빨간 모자」
내가 낳는 너, 네가 낳는 나 : 「헨젤과 그레텔」

2. 숲의 죽음을 넘보지 마라
언제나 당신 곁에는 죽음의 입김이 : 「노간주나무」
생과 사, 모순은 공존한다 : 「트루데 부인」,「푸른 수염」
세상에는 절대 알 수 없는 것이 있다

3. 숲은 노래한다
이언어(異言語적 말하기의 지혜 : 「까마귀」,「굴뚝새」
주술의 메아리가 울려퍼
『시작도 끝도 없는 모험, 그림 동화의 인류학』 지은이 인터뷰


1. ‘『그림 동화』의 인류학’이라니, 말 자체가 낯섭니다. 어떤 의미인가요?

인류학이란 무엇일까요? 자연의 한 종인 인류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철학, 문학, 생물학, 의학처럼 인간이 펼쳐내는 어떤 활동의 산물을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활동을 하는 바로 그 존재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요. 그래서 인류학자는 시간의 축을 따라 호모 사피엔스의 출현과 다른 생물종과의 관계를 연구하기도 하고요, 공간의 축을 따라 인류의 다양한 문화들을 살피며 인간적 삶의 근본원리를 살피기도 합니다. 인류학은 늘 한 인간이 놓여 있는 조건과 그 안에서 작동하는 관계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제가 『그림 동화』와 인류학을 연결시키게 된 것은 쌍둥이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였습니다. 사람이 나고 자라는 것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 정말 신기한 장면을 많이 보게 되지요. 아무리 빨리 달리고 싶어도 뒤집고 기는 과정을 건너뛸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홀로 잘났다!’라는 독아적 주장을 하고 싶어도 무엇인가를 먹고 어딘가에서 자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무엇을 먹일까, 어떻게 입힐까를 궁리하다가 엄마가 줄 수 있는 최고의 것을 상상해보게 되었습니다. 결국 그것은 온갖 어려움 앞에 당당할 수 있는 지혜, 누구와 함께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지혜이더라구요. 그때부터 밤마다 읽어주던 동화책이 다르게 보이지 시작했습니다.
『그림 동화』는 그 전체가 공생에 관한 지혜의 보고였습니다. 동화의 주인공은 인간이 아니지요. 백설공주도 빨간모자도 마녀와 난쟁이, 늑대 없이는 이야기 안에서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림 동화』는 다양한 동식물종과 마녀, 요정이 인간과 동등한 자리에서 숲을 누리며 살아가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공주와 왕자는 너의 죽음이 나의 삶을 낳고, 나의 죽음이 너의 삶을 낳는다는 공생의 대칭적 윤리를 이해하기 위해 맨몸으로 숲 속을 돌아다닙니다. 저는 여기에 탐구할 문제들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