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밈없는 나를 숨기는 일은 숨을 참는 일
소통과 관계 맺기가 서툰 이들에게 건네는 속 깊은 고백
책 속 주인공 누리는 마음속 ‘고래(고백이’를 들키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그런데 언제까지고 숨길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결국 한바탕 난리가 나고, 곁에 있던 모든 이들이 떠난 뒤에, 마음의 밤바다에 고래가 모습을 드러낸다. 왜 나왔느냐고 호통을 치는 누리에게 고래는 말한다. 네 뜻대로 숨으려고 더 깊고 어두운 곳으로 꼭꼭 숨으려고 애를 썼지만 어쩔 수가 없었노라고, 숨으려고 애를 쓸수록 여기저기 부딪쳐 상처가 생기고 바위 틈에 끼어 숨을 쉬러 나오지도 못할 뻔도 했다고.
그렇다. 마음을 언제까지고 숨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상처 난 곳일수록 드러내고 치료받아야 튼튼한 새 살로 회복될 수 있다. 그런데 아픈 마음은 무엇으로 나을 수 있을까? 저자는 누리가 오랜 상처를 드러내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그 상처를 보듬고 치유 받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그 해답의 실마리를 던져준다. 상처받은 내면아이는 그 아픈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고 다른 이들로부터 공감과 지지를 얻으면서 조금씩 치유된다는 것을, 그제야 몸이 자라듯이 마음도 성장한다는 것을 누리의 성장기를 통해 보여준다.
진정한 친구는 떠나지 않는다
관계가 힘든 이들을 위하여
요즘은 각종 SNS와 모임이 활발히 이뤄져서, 관계를 맺는 일이 쉬워 보인다. 그러나 자기 속내를 털어놓고 솔직하게, 자연스럽게 삶을 나누는 관계는 오히려 맺기 어려워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자기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가 왕따를 당하는 건 아닌지, 원만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고립된 채로 살게 되지는 않을지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저자는 살면서 경험한 것을 토대로, 두려움에 휩싸인 이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낸다. 꾸밈없이 있는 대로 자기를 보여주어도 괜찮다고, 진짜 친구는 떠나지 않는다고 확신에 찬 메시지를 전한다. 나를 들키는 것이 두려운 이들에게, 관계 맺기가 두렵고 불안한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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