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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가짜 남편 만들기, 1564년 백씨 부인의 생존전략
저자 강명관
출판사 푸른역사
출판일 2021-08-29
정가 15,900원
ISBN 979115612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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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들어가기 전에 _ 자료, 충돌하는 증언

01 _ 16세기 대구 사족의 일상
02 _ 사라진 유유
03 _ 떠도는 유유, 적장자가 된 유연
04 _ 가짜 유유, 채응규
05 _ 채응규, 유씨 집안 사람들과 만나다
06 _ 엇갈리는 진술들
07 _ 백씨 부인과 채응규의 편지
08 _ 서울로 온 채응규, 1차 관문 통과
09 _ 형제의 상봉
10 _ 반전, 가짜인가 진짜인가
11 _ 또 한 번의 반전, ‘월사’와 ‘검은 점’
12 _ 백씨 부인과 채응규, 공모의 이유
13 _ 형제 살인극으로: 유연, 악인으로 만들기
14 _ 날조된 유연의 유언 편지
15 _ 재심으로 부활한 사건: 대사간 박계현의 계사
16 _ 삼성추국에서의 공초
17 _ 유연의 초사
18 _ 유연 죽음의 두 가지 이유
19 _ 남은 두 아내, 이씨와 백씨의 삶
20 _ 진짜 유유의 등장
21 _ 또 다른 ‘악인’, 이제
22 _ 미스터리로 남은 백씨 부인
23 _ 공모자 춘수의 최후 진술
24 _ 사법장치 오작동의 이유
25 _ 문학과 은폐의 언어,〈유연전〉

나가며 _ ‘매끈한’ 조선 사회의 인간상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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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보다 흥미로운 사건 전말
1558년 대구의 사족 유유가 집을 나간다. 4년 뒤인 1562년 채응규라는 자가 유유를 자칭하고 나타났다. 1564년 유유의 동생 유연이 가짜임을 눈치채고 그를 대구부에 고소했으나 진위를 가리는 도중 채응규는 자취를 감춘다. 그러자 유유의 아내 백씨가 적장자의 지위와 봉사권 그리고 토지를 빼앗기 위해 유연이 형(채응규을 살해했다고 고소한다. 유연은 고문을 견디다 못해 거짓 자백을 했고 사형에 처해진다. 하지만 15년 뒤인 1579년에 진짜 유유가 나타나 재조사가 시작되었고 채응규는 곧바로 체포된다. 그런데 채응규는 서울로 이송되던 도중 자살하자 이번엔 유유 형제의 자부 이제가 처가 재산을 노려 채응규를 교사한 범인으로 지목된다. 결국 이제는 고문을 받다가 사망하면서 사건은 21년 만에 종결되고 만다.

꼼꼼한 사료 분석, 논리정연한 추리
지은이는 〈유연전〉과, 이와 상충되는 권득기의 〈이생송원록〉을 교차분석하여 문학작품의 한계와 모순을 지적하며 이제의 누명을 벗기고 백씨 부인이 사기극의 진정한 기획자임을 드러낸다. 예를 들면 채응규가 진짜 남편임을 주장하는 확실한 근거인 유유 부부의 첫날밤 일, 백씨 부인의 신체 비밀을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하는 점을 지적한다. 또한 이제가 평소 재물에 담박했음을 보여주는 기록을 제시하는 한편 당대 법제를 들어 사기극이 성공했더라도 그가 처가 재산을 받을 가능성이 아주 희박했다는 점을 설명한다. 이제에게는 범행 동기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사건의 단초가 되는 유유의 가출도 성적 문제에 기인했음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책의 뼈대가 되는 이항복, 권득기의 글을 두고 먼저 집필 배경을 짚어 사건의 이해를 돕는 것도 이 책의 미덕이다.

‘기록’이 말하지 않는 욕망 드러내기
결국 이 사건은 피해자만 있지 가해자는 드러나지 않는다. 지은이는 〈유연전〉이 지목하는 ‘주범’ 이제의 허물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심문과 처형을 비껴간 백씨 부인의 동기에 주목한다. 그녀는 왜 시동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