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당신에게 건네는 이야기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꿈에서라도 실컷 울 수 있다면, 꿈이 필요하다는 것을.”(p60 악몽수집가는 수집한 악몽을 통해 깨달았던 것을 아이 환희에게 들려준다. 곁에서 조곤조곤 들려주는 나지막한 이야기로 시작되는 『악몽수집가』는 어른들을 위한 혹은 모두를 위한 그림책이다. 꿈꾸는 사람들을 모티프로 삼아 풀리지 않던 악몽의 자물쇠를 풀어가는 악몽수집가는 엄주 작가가 유년 시절을 통과하며 목말라했던 사람의 형상에서 출발했다. 기대거나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을 꿈꿔온 작가의 의도처럼 악몽수집가는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사람이자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로 자신의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용감한 사람으로 그려진다. 다소 엉뚱하지만 사람의 내면 깊은 곳을 응시하며 독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악몽은 꼭 술래가 없는 술래잡기 같다고.”(p42 삶이 바쁘고 생활은 어지러워 자신의 감정조차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요즘 사람들에게 꿈이라는 위안을 선사하는 『악몽수집가』. 꿈에서 솔직해진 자신을 들여다보고, 삶의 수수께끼를 하나씩 알아가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일이 아니겠냐고 악몽수집가는 이야기한다. 이 책을 덮으면 이야기는 끝나지만, 꿈을 헤집으며 많은 질문을 남긴 두 사람의 여정을 빌미로 우리는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게 될 것이다. 꿈은 나의 어떤 얼굴을 베껴 등장하는가, 나의 악몽은 어떤 현실의 얼룩인가. 이 책을 지나면서 우리가 스스로에게 조금 더 용감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