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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누군가 뱉은 (양장
저자 경자
출판사 고래뱃속(아지북스
출판일 2020-09-28
정가 13,000원
ISBN 9791190747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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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만들어 낸 말의 모습

작가는 『누군가 뱉은』의 등장인물들을 길거리에서 발견했다. 길바닥의 껌 자국을 보고는 ‘나쁜 말’을, 아이가 실에 묶어 들고 다니는 풍선을 보고는 ‘좋은 말’을 떠올렸다. 나쁜 말을 들으면 우리는 상처를 받아 가슴속에 응어리가 생기곤 한다. 이 응어리들은 길거리에서 수없이 밟혀 생긴 껌 자국과 닮았다. 그 껌 자국은 어느새 우리 신발 바닥에 들어붙기도 하고, 잘못 앉은 의자에서 옮겨 붙어 새 바지를 망치기도 하며, 어떻게 묻었는지도 모르게 머리카락에 딱 붙어서 머리카락을 자르게도 한다. 작가는 마치 누가 뱉었는지도 모르는 껌처럼, 우리가 생각 없이 뱉은 나쁜 말들이 자신이 모르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고 얘기한다. 반면 설레는 말, 기분 좋은 말을 들었을 때 우리는 하늘을 나는 기분을 느낀다. 이는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 알록달록한 풍선과 비슷하다.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풍선처럼 좋은 말은 우리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작가는 보이지 않는 말의 모습을 형상화해 우리 주변이 어떤 말들로 채워져 있을지 상상하게 한다. 온통 껌 자국들로 가득할지, 무지갯빛 풍선들이 둥둥 떠 있을지 말이다.

검댕이 ‘꺼져’가 우리에게 준 기회

‘꺼져’는 검댕이로 태어났지만 다른 검댕이들과 함께 어울리며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보단, 사람들의 웃음이 담긴 무지갯빛 방울들과 함께 있고 싶다. 그러나 그런 일은 ‘꺼져’의 상상에서만 가능하다. ‘꺼져’는 어떤 남자의 입에서 뱉어질 때부터 검댕이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작가는 이런 검댕이의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을 그리며, 우리가 뱉어 낸 것들이 그냥 사라지지 않고 주위를 서성대며 다시 우리를 괴롭히고 있음을 보여 준다. 또 운명에서 벗어나려 하는 ‘꺼져’의 고뇌와 아픔을 보면서 ‘꺼져를 만들지 않았어야 했어!’ 아니면 ‘처음부터 무지갯빛 방울로 태어나게 할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결국 투명한 방울이 된 ‘꺼져’는 자신의 희생으로 아빠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