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겁쟁이일까?
작은 마을에 한 아이가 살고 있다. 아이는 늘 친구들과 함께 놀았고, 늘 함께 다녔다. 아이는 친구들과 노는 것이 좋았고 친구들이 좋았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 중 하나가 오늘은 땡땡이치고 재미있는 곳에 가보자고 한다. 아이는 잠시 망설였다. 그런 아이에게 친구들은 겁쟁이라고 놀리기 시작한다. 아이는 자신을 두고 가는 친구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친구들을 따라가야 할지, 그래도 괜찮은 건지 고민한다. 혼자 남은 아이의 머릿속엔 겁쟁이라고 놀리던 친구들의 말이 맴돈다. 겁쟁이가 되고 싶지 않았던 아이는 뒤늦게 아이들을 쫓아가지만, 친구들은 벌써 멀리 가버렸는지 보이지 않고 길을 잃어버린다. 엄마가 걱정하지 않을지, 이대로 혼자 남게 되지는 않을지, 온갖 생각들 속에서 아직도 잊히지 않는 질문이 있다. 나는 겁쟁이일까?
우애로운 사람과 주체적인 사람 사이에서
이야기는 주인공이 어린 시절을 회상하듯 시작한다. 주인공이 살았던 마을이 펼쳐지고 친구들과 놀았던 장면이 그려진다. 선뜻 동의하기 힘든 친구들의 불편한 제안에 주인공 아이는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이 좋은 건지, 혼자 남는 것이 좋은 건지 고민을 한다. 어른이 된 주인공은 그때 상황을 어떻게 모면했는지 잘 기억하지 못한다. 친구를 잃고 싶지 않고, 혼자 남고 싶지 않고, 겁쟁이가 되고 싶지 않아서 서둘러 친구들이 지나간 길을 따라갔던 기억만 떠오른다.
부모 품에서 나와 또래 집단을 이루기 시작한 아이들에게 친구들은 분명 큰 의지이고 힘이 된다. 부모는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사이좋게 지내길 바라고, 그 틈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다가도 아이가 친구들 사이에서 늘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기도 원한다. 아이는 주변 사람들과 원만히 잘 지내는 사람이 되어야 할까? 아니면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말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까?
정답은 없다. 바깥에 있는 어른들은 아이의 선택과 행동 모두를 판단할 수 없다. 그 속에 있는 아이들이 결정하고 행동해야 하는 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