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 서문
무슨 일을 하거나 완벽하게 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든지 아주 꼼꼼하게 하고,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넌다”는 식으로 철두철미하게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신뢰를 줄 수도 있다.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지나친 사람들도 있다. 일을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해서, 돌다리가 무너질 정도로 너무 두드려서 일을 제대로 끝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일을 시작할 때부터 너무 긴장해서 일의 진척도 더디지만, 그 일을 끝내고 그 다음 일로 곧 넘어가지 못하고 또 만지고, 또 만지고 해서 더 큰 문제다. 자기가 한 일이 미덥지 못해서 전전긍긍하는 것이다. 자연히 그런 사람들은 그 다음에 해야 할 일의 시작이 늦어져서, 막상 그 다음에 해야 할 일이 시작되면 시간이 부족해서 허둥지둥하게 되고, 그 일을 마무리할 때도 똑같은 현상이 생긴다. 그런 현상은 중요한 일을 할 때, 더욱더 그런데 그 일이 너무 중요해서 잘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완벽주의”는 그 사람들의 강박성에서 비롯된 일종의 질병인데, 마리온 우드만은 이 책에서 그녀 자신에게도 그런 성향이 있음을 넌지시 암시하면서 “여성의 완벽주의”와 치료에 대해서 살펴본다. “완벽주의”가 알콜 중독, 약물 중독, 일중독처럼 치료되어야 할 잘못된 삶의 태도라는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왜 “완벽주의”라는 덧에 걸리는 것일까? 우드만은 완벽주의를 신화적으로 말하면, 마음속에 메두사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메두사는 그 이름에 “지배하는 자”―발달하지 않은 남성 원리에 속해 있다―라는 의미를 가진 여신으로 머리카락이 뱀으로 되어 있고, 사람들이 그녀의 얼굴을 보면 돌로 굳어져서 페르세우스는 메두사와 싸울 때, 아테나에게 방패를 빌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메두사에 사로잡힌 여성은 현재를 살지 못하고 언제나 미래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한다”고 하고, 과거에 “그렇지 않았더라면 ... ” 하면서 후회하면서 산다. 그녀에게는 현재의 삶이 없고, 현재 다른 사람들과 관